‘해외석탄발전투자금지 4법’(한전법·수출입은행법·산업은행법·무역보험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한국전력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베트남 응이손2 석탄화력발전사업이 좌초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자근 의원(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민의힘)은 2013년 발전소 설립이 결정돼 2018년 착공해 2022년 7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베트남 응이손의 1200MW 규모 석탄화력발전소가 해당 법이 통과되면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전은 이 사업에 자체 재원으로 총 3,400억원을 출자할 예정이다.
구 의원은 ‘해외석탄발전투자금지 4법’ 중 하나인 수출입은행법 개정안이 변수라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국가들이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한 파리협약을 이행하고 재무적 위험성이 있는 석탄투자를 막기 위한 취지에서 발의됐다. 수출입은행이 해외석탄발전 투자와 사업에 대해 자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문제는 한전이 해당 사업 재원으로 3400억원을 자체 조달하고 수은에서 약 6252억원 규모의 대출을 받기로 계획했다는 것이다. 이중 현재까지 2233억원은 인출했고, 나머지 4019억원이 미인출 잔액으로 남아있는 상태다.
한전은 개정안이 적용될 경우 응이손2 사업은 추가인출 금지와 기존 대출금 일시 상환의무 발생 등 심각한 피해 발생이 예상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수은법 일부개정안 부칙 2조(자금 공급 금지에 관한 적용례) 제18조 제1항 제4호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이후 자금을 공급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
개정안이 자금인출 시점부터 적용되면 한전은 수은으로부터 기존에 대출한 2233억원을 일시 상환해야 하는 동시에, 미인출 잔액인 4019억원을 대출할 수 없게 된다. 개정안이 발전소가 준공되는 2022년 7월 이전에 시행되면 발전소 건설 중단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한전은 응이손2 사업과 같이 이사회를 기 통과한 사업의 경우 수은법 개정안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해외석탄화력 투자사업의 경제적 효과를 감안해 전면 금지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개정안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과 개도국의 수요 등을 고려할 때 석탄발전 금융지원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측면이 있다”는 검토 의견을 제시했다.
한전이 제출한 자료를 보면 최근 10년간(2010~2019년) 국내기업의 해외석탄화력 수주실적은 총 21개국에서 525억 달러(약 61조원)에 달하며, 이 중 중소·중견기업의 수출효과는 221억 달러(약 26조원)으로 추정된다.
구자근 의원은 “앞으로 석탄화력발전을 점진적으로 축소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아무런 대책도 없이 하루아침에 전면 금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응이손2 사업과 같이 기존에 진행되고 있는 사업에 대한 고민과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창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