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성장’ 각 56회와 35회로 3년 연속 1, 2위 언급…‘혁신’ 순위에서 밀려나
-LG·신세계, 3년 연속 ‘고객’ 최다 언급…삼성, ‘미래’에서 ‘사회·고객’으로 변화
-CEO스코어, 최근 5년간(2017~2021년) 주요 그룹 신년사 키워드 빈도수 조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전 세계 경제를 흔들면서 올해 국내 10대 그룹 최고경영자의 신년사 핵심 키워드도 변화했다. ‘고객’과 ‘성장’이 3년 연속 가장 많이 언급된 가운데, ‘코로나’가 신규 핵심 키워드 계열에 합류했다. ‘혁신’과 ‘경쟁’은 신년사 키워드 상위에서 밀려났다.
글로벌 경기 부진이 지속된 2020년 신년에는 기업들의 미래 경쟁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지목됐다. 이에 주요 그룹 수장은 회사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조직에 혁신을 주문하는 데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2021년 신년사 키워드 상위에는 ‘코로나’가 새롭게 등장했고 ‘생각’, ‘마음’ 등 감성적 표현이 다수 포진했다.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함께 경험한 구성원들을 다독이고 위기 극복 참여를 당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사회적 가치 창출’이 핵심 가치로 떠오르면서 삼성그룹의 신년사 화두로 ‘사회’와 ‘고객’이, SK그룹은 ‘사회’가 지목됐다. 현대차는 ‘안전’을 강조했고, LG는 3년 연속 ‘고객’을 가장 많이 언급했다.
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국내 10대 그룹의 2021년 신년사 키워드 빈도수를 조사한 결과, ‘고객’이 56회로 가장 많이 언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성장(35회) △변화(31회) △사회(30회) △미래(30회) △새로움(30회) △환경(24회) △글로벌(23회) △안전(22회) △코로나(22회) 등이 많이 언급돼 키워드 ‘톱10’을 형성했다. 이 가운데 ‘사회’와 ‘안전’, ‘코로나’ 등은 올해 상위 키워드 목록에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고객’은 2019년 59회, 2020년 72회, 2021년 56회 등으로 3년 연속 빈도수 1위를 차지했다. 올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그룹의 경영이념을 강조하며 ‘고객’을 30차례, 신세계가 10차례 언급한 영향이 컸다. LG와 신세계의 신년사 최다 언급 키워드는 3년 연속 ‘고객’으로 조사됐다.
10대 그룹은 ‘고객’과 함께 ‘성장’을 주요 화두로 제시했다. ‘성장’은 2019년 42회를 비롯해 2020년 51회, 2021년 35회 등으로 3년 연속 빈도수 2위를 기록했다. 급변하는 대외환경에도 ‘성장’을 지향하는 기업 정신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26차례 언급됐던 ‘변화’는 올해 31회로 빈도수가 증가하며 순위도 6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고 ‘사회’와 ‘미래’, ‘새로움’이 각각 30회로 공동 4위를 차지했다. ‘사회’는 2019년(빈도수 21회, 순위 14위) 키워드 ‘톱20’ 등장 이후 2년 만에 다시 순위권에 들었다.
지난해 코로나19 속에서 환경·보건안전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올해 신년사 키워드 상위 10위에는 ‘안전’과 ‘코로나’가 이름을 올렸다. 올해도 코로나19 지속과 미·중 무역분쟁 등 경영환경의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위기(18회) △준비(17회) △생각(17회)이 14~16위, △마음(15회) △지금(15회) △필요(15회)가 18~20위에 새롭게 등장했다.
반면 지난해 신년사 키워드 상위에 랭크됐던 ‘혁신’과 ‘경쟁’은 순위권 밖으로 밀렸다. 20위권에 올랐던 ‘시장·핵심·산업·발전’ 등 키워드도 올해는 ‘위기·생각·마음·지금’ 등 감성적 키워드에 자리를 내줬다.
그룹별 3대 키워드로는 △삼성은 사회(5회), 변화‧고객(각 3회) △현대차는 안전(11회), 성장(8회), 고객(7회) △SK는 사회(9회), 문제(6회), 행복(5회) △LG는 고객(30회), 감동(6회), 마음(4회) △롯데는 성장‧위기(각 5회), 환경(4회) 등으로 조사됐다.
이어 △포스코 성장(10회), 가치(9회), 생산(8회) △한화 길‧글로벌(각 8회), 위기(4회) △GS 디지털(5회), 역량(4회), 변화(3회) △현대중공업 미래(12회), 기술(10회), 변화(8회) △신세계 고객(10회), 새로움(8회), 변화‧경험(각 7회) 등이었다.
김국헌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