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지주가 두산인프라의 본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지주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가 합쳐지며 매출 10조원에 글로벌 5위권 건설기계 업체 탄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최대주주인 두산중공업은 2월 5일 소유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 보통주식 7550만9366주 및 제31회 무보증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에 기초한 신주인수권 722만2914개를 현대중공업지주 등에게 매각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최대주주는 현대중공업지주로 변경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지주 컨소시엄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4.97%를 인수하게 된다. 비용은 총 8500억원이 투입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KDB인베스트먼트(KDBI)와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에 나섰으며 지난해 12월 사전계약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에 대해 부인해왔으나 두산그룹이 매각이 이뤄져도 인프라코어 중국법인의 소송 부담을 떠안기로 하면서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향후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와 중국 등 주요 국가에 기업결합 승인을 요청하고, 3분기 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를 합치면 국내 굴삭기 시장점유율이 60%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 순위는 미국 캐터필러(12.6%), 고마쓰(11.9%), 존디어(5.5%), 히타치건설기계(5.5%), 볼보건설기계(5.2%) 순이다. 현대건설기계는 1.5% 점유율로 20위 권이며, 두산인프라코어는 3.7%로 9위다. 두 회사가 합쳐지면 5.2%로 볼보건설기계와 동률이 되면서 글로벌 5위 권 등극이 가능해진다.

또 현대건설기계는 2023년까지 매출 7조 원, 글로벌 5위 달성을 목표로 '비전 2023'을 추진 중인데 현대건설기계의 지난해 매출은 2조8521억 원이며, 두산인프라코어의 지난해 매출은 8조1858억 원으로 두 회사를 합치면 단숨에 10조원을 넘기며 목표를 달성하게 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건설기계와 바로 결합을 시도하지 않고 각자 경영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결합작업을 천천히 진행하면서 사명변경, 기업결합 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각 법인의 독립경영체제를 지원하고, R&D부문 강화 및 중복투자 조율 등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계획이다.

특히, 전기 굴삭기, 무인·자동화 등 미래기술 관련 집중 투자로 세계 건설시장에서 세컨티어(Second tier)에 위치한 양사의 위치를 글로벌 탑-티어(Top-tier) 회사로 끌어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지주는 연구개발 인력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두산인프라코어 임직원의 고용 안정은 물론 기존 거래선 유지에도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현대중공업지주는 건설기계 시장 국내 선도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를 보유하게 됨으로써, 건설기계 국가대표 기업으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조선과 정유, 건설기계까지 국가 기간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그룹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다.

현대중공업지주 권오갑 회장은 “국내 최정상 건설기계 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영업 노하우 및 훌륭한 인재들을 맞이하게 돼 기쁘기도 하지만, 성장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에 마음이 무겁다”며 “두 회사가 세계시장에서 탑-티어(Top-tier) 자리에 오를 수 있도록 시장흐름 변화에 맞춘 미래기술 투자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