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계자 열전③]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김동관·동원·동선, 누가 차기 회장이 될까...장자승계 '3세 경영'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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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열전③]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 김동관·동원·동선, 누가 차기 회장이 될까...장자승계 '3세 경영' 유력
  • 박근우 기자
  • 승인 2021.06.14 0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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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미래 신사업 진두지휘하며 사실상 그룹 후계자 '평가'
-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그룹 금융계열사 총괄 역할 '기대'...디지털 혁신 추진
-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 아직 존재감 부족...레저 사업 '안착' 관심

김승연 회장이 경영에 복귀를 하면서 한화그룹은 김동관-김동원-김동선 3형제의 후계 구도가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미래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며 사실상 그룹의 후계자로 낙점된 상황에서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는 금융 부문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막내인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는 레저사업에서 안착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14일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로의 전환이 시작됐다”며 “고(故) 김종희 창업주가 별세하면서 장남인 김승연 회장이 29세의 젊은 나이로 2대 총수에 올랐 듯이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장남 김동관 사장이 차기 회장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연 회장은 지난 3월 모기업이자 항공·방산기업인 ㈜한화와 화학·에너지 기업 한화솔루션, 건설·서비스 기업 한화건설 등 3개 핵심 기업에 미등기 임원으로 회장직에 복귀했다.

당시 재계에서는 김동관 사장과 김동원 전무, 김동선 상무, 세 아들이 경영 전면에 나선 만큼 이를 고려해 등기임원은 피한 것으로 해석했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좌),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상무

한화그룹 측은 “이미 그룹 계열사가 이사회 중심의 독립 경영 체제로 운영되는 데다 회사별 특성에 맞춰 자율·책임경영 시스템을 지속 발전시킨다는 차원에서 김 회장은 등기임원을 맡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2012년 8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배임 혐의로 기소돼 2014년 2월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의 판결을 받아 ㈜한화를 비롯한 7개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내려놓은 바 있다.

김 회장은 2019년 2월 집행유예가 종료됐지만 이후 특가법 상 2년간의 취업제한이 적용됐다. 취업제한이 지난 2월 19일 종료되면서 김 회장은 한화그룹에 공식 복귀할 수 있게 됐다.

김 회장의 복귀 이후 세간의 눈길은 오히려 아들 3형제에게 쏠렸다. 1952년생인 김 회장이 70세에 이른 만큼 후계 작업이 속도가 날 것이라는 관심이다. 세 아들은 김동관 사장이 1983년생이고 김동원 전무 1985년생, 김동원 상무 89년생으로 모두 30대 나이에 불과하다. 하지만 김 회장도 창업자가 갑자기 별세해 29세 이른 나이에 후계자가 됐다는 점에서 후계 작업에 마음이 급하다.

김동관 사장, 태양광 사업 성공 이끌며 경영 수업...우주항공 사업 등 그룹 미래 구상

김동관 사장은 일찍부터 김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됐다. 김 사장은 지난 2010년, 한화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김 사장은 2010년대 초반 김 회장이 시작한 태양광 사업에서 한화솔라원, 한화큐셀, 한화케미칼 등으로 확장하며 조 단위 매출 기업으로 만들었다. 특히 큐셀 인수에 이어 한화솔라원과의 합병을 주도하며 태양광 사업을 키웠다. 태양광사업은 2015년 흑자전환했고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톱 수준으로 성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당시 방문한 한화큐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내했지만 사실상 김동관 사장이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9월, 한화솔루션의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돼 사실상 차기 회장으로 입지를 넓혔다. 한화솔루션은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의 합병으로 탄생했는데 태양광과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을 총괄하는 그룹 내 핵심 계열사다. 또 한화솔루션은 100% 자회사인 한화갤러리아와 한화도시개발을 흡수합병했다.

김 사장은 한화그룹의 미래성장동력인 우주, 방산 등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 김 시장은 지난 3월 말 항공·방산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우주산업을 총괄하고 있는 '스페이스 허브'의 팀장도 맡고 있다.

김 사장은 “한국에서도 누군가는 우주산업을 해야 한다”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자세로 우주산업 개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한 김 사장은 ㈜한화의 전략부문장도 겸직하고 있다. ㈜한화는 김 회장이 최대 주주로 지분 22.7%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는 그룹 지배구조상 최상단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김 사장이 그룹의 미래 비전 수립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후계자로 낙점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사장은 이미 경영 수업 차원에서 김 회장의 글로벌 일정에 동행하며 여러 인맥을 쌓았다. 다보스포럼으로 알려진 세계경제포럼에도 매년 참석하며 세계 경제에 대한 감각과 시야를 넓혔다.

김 사장은 미국 에너지 소프트웨어 회사(GELI)를 인수하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미래형 에너지 사업에 진출했다. 그런데 김 사장은 부사장 시절 미국 수소트럭 업체 니콜라에 1억 달러를 선제투자 했지만 지난해 니콜라가 기술사기(1회 충전으로 1920km 주행 가능한 수소트럭 개발) 논란에 휩싸이면서 곤혹스런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김동원 전무는 지난해 11월 승진했다. 김 전무는 한화생명에서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를 맡으면서 경영 수업에 나서고 있다. 올해 들어 미래전략, 거버넌스, 컴플라이언스, 전략지원, 글로벌 전략 등 업무를 수행하는 전략부문을 신설하고 부문장도 겸하고 있다.

김 전무는 디지털기업의 성과체계로 불리는 ‘OKR(Objective and Key Results)’을 도입했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의 성과 체계다. 회사가 목표를 세우면 부서와 직원이 자발적으로 목표를 설정하는 쌍방향 방식으로 환경변화에 빠른 대응이 가능하다. 또 업계 최초로 설계사가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활동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영업 채널 ‘LIFE MD’ 론칭했다. 설계사 등록부터 청약까지 비대면으로 처리할 수 있는 온라인 채널이다.

김 전무는 과거 대마초 흡입, 보복폭행 등 사건사고에 휘말린 적이 있다. 그러나 한화생명에서 디지털혁신을 이끌며 내부 평가는 개선됐다. 김 전무가 앞으로 금융사업을 총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동선 상무는 아직은 후계 구도에서 밀려나 있다. 김 상무는 2019년 12월 한화에너지 글로벌전략 담당(상무보)으로 그룹에 복귀한 후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프리미엄사업부 프리미엄레저그룹장을 맡고 있다.

한화그룹 사옥 전경

앞서 김 상무는 2014년 한화건설에 입사한 후 당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면세사업 태스크포스(TF)팀을 이끌며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을 준비했다. 그런데 폭행 사건 등으로 2017년 퇴사했다. 이후 독일로 넘어가 요식업 등 개인 사업을 하다 귀국한 것.

김 상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승마사업 총괄 및 프리미엄 레저 분야 신사업모델 개발을 담당한다. 승마사업의 경우 김 상무가 승마선수 출신이라는 점 때문에 애착이 강하다.

하지만 김 상무가 맡은 사업 상황은 좋지 않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19년 이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 회장에게는 김 상무가 ‘아픈 손가락’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0월 이건희 삼성 회장 장례식에 막내인 김 상무와 함께 나타나기도 했다.

한화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22.65%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 주주다. 김동관 사장은 4.44%, 김동원 전무·김동선 상무는 각각 1.67%다.

김 사장은 2005년 그룹 시스템통합(SI) 회사인 한화S&C(현 에이치솔루션) 지분 100%를 동생들과 인수했다. 2017년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시스템으로 물적분할했다. 에이치솔루션은 김 사장 50%, 김 전무 25%, 김 상무 25%의 지분율이다. 한화시스템과 한화에너지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주식을 지속 매집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화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오르기 인한 사전작업으로 보인다.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최대주주에 오르면, 그룹을 지배할 수 있다. 김 사장이 그룹을 지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김동관 사장은 그간 구설수에 오른 적도 없이 대체로 평가가 좋은 편”이라며 “김승연 회장 입장에서는 빨라진 재계 세대 교체에 맞춰 후계 작업을 진행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박근우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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