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소음, 시동꺼짐 등 제작결함 논란이 일었던 '세타2 엔진'을 탑재한 차량 17만대에 대해 결국 자발적 리콜을 결정했다.
리콜 대상은 2013년 8월 이전에 생산된 '세타2 엔진' 장착 모델이로 그랜저(HG), 쏘나타(YF), K%(VG), 스포티지(SL) 등 5개 차종 17만1348대에 달한다.
이는 현대차 아반떼 등 19개 차종(82만5000대), 르노삼성 SM5/SM3(39만2000대)에 이어 단일 사유로 실시된 국내 리콜 사례로는 역대 세번째 규모다.
현대차는 2015년 미국에서 같은 엔진을 장착한 쏘나타(YF) 약 47만대를 리콜하고, 2013~2014년식은 보증기간을 연장해 국내 역차별 논란이 있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미국 현지 공장의 생산공정에서 이물질이 유입되는 등 청정도 문제로 발생된 결함으로, 국내 차량은 문제가 없다고 해명해 왔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국토부에서 조사에 착수하자 세타2 엔진 장착 차량에 대한 보증기간을 기존 5년 10만km에서 10년 19만km로 연장했다. 당시에도 현대차는 국내 생산 차량 엔진에 결함은 없으며 국내 고객 서비스 강화 차원의 보증기간 확대라고 주장했다.
현대차측은 이번 리콜 조치가 같은 엔진에서 발생한 결함이지만 미국용과 국내용의 세부 내용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실시하는 리콜 조치는 자발적 리콜이지만 사실상 강제 리콜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눈총을 받는다.
국토부는 작년 10월 세타2 엔진 결함 논란이 확대되자 자동차안전연구원에 제작결함 조사를 의뢰했다. 자동차안전연구원은 지난 3월 제작결함 가능성이 크다고 국토부에 보고했고, 오는 20일로 평가위원회 상정이 예정돼 있었다.
이에 현대차가 평가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리콜 계획서를 제출하며 일련의 절차는 중단되고 자발적 리콜로 결정됐다.
현대차가 제출한 리콜 계획서에 따르면 2013년 8월 이전 생산된 세타2 엔진은 소착현상으로 인한 소음과 시동꺼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착현상이란 마찰이 심해지며 발생하는 열로 접촉면이 용접한 것처럼 돼버리는 현상이다. 크랭크 샤프트에 오일 공급홀을 만드는 과정에서 기계불량으로 발생한 금속 이물질이 베어링의 마찰을 원활하지 못하게 해 열이 발생하고, 이 열이 소착현상을 발생시킨다는 것이다.
이번 리콜은 5월22일부터 실시할 예정이다. 해당 차량 소유자는 5월22일부터 차종에 따라 현대, 기아차 서비스센터에서 전액 무상수리 를 받을 수 있다.
조원영 기자 jwycp@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