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풍연 칼럼] 교육 컨트롤타워가 없다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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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풍연 칼럼] 교육 컨트롤타워가 없다보니
  • 오풍연 논설위원
  • 승인 2022.08.08 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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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취학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학제개편 파동은 예고된 참사고 인재(人災)라 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교육에 대한 감이 있는 사람이라면 감히 쓰지 않을 카드인데, 교육라인에서 그 누구도 걸러내질 못했다. 대통령도 총리도, 수석도 비서관도, 장관도 차관도 차관보, 장관정책보좌관까지도 교육비전문가 내지는 교육통이라 할 수 없다. 교육라인에서 유일하게 교육부 출신 비서관이 있지만, 그동안의 보직경로로 볼 때 교육정통파라 불리기엔 미약하다고 한다. 어쩌면 교육 컨트롤타워 없이 초보들만의 행진 같아 보여 걱정이 앞선다.

현 박순애 교육부장관은 행정학자 출신으로 교육정책 경험이 전무하고, 장상윤 차관은 국무조정실 출신, 이상원 차관보는 기획재정부 출신이다. 이처럼 장관, 차관, 차관보 모두 교육행정 무경험자로 이뤄진 경우는 과거 정부에선 볼 수 없었던 일이다. 사회수석은 연금전문가라 교육문외한이고 교육비서관은 교육부내에서 주요보직을 맡지 않아 전체를 엮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인데,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미봉책으로 이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한때 우리는 교육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고, 교육이 미래의 발전동력이라 생각해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교육은 애물단지가 되었고,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역대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직제에 교육수석이 없었던 적이 거의 없는데, 노무현정부와 문재인정부에 이어 이번 정부도 사회수석 이래 교육비서관으로 전락하였다. 이러한 직제는 결국 교육을 수단시 하는데 일조하였다.

경제발전과 과기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였고, ‘미래복지’인 교육은 뒷전이고 인기영합적 성격이 짙은 ‘현재복지’가 최우선인 시대가 되었다. 특히, 이번 대선의 경우 교육의제는 후순위로 밀려 이전의 ‘교육이 희망’이라는 슬로건이 무색해졌다. 마찬가지로 인수위과정에서도 교육의제가 제대로 정리되지 못했고, 이번 정부의 화두인 공정과 상식과는 거리가 먼 의제들이 발표되었다. 그것도 교육전문가가 아닌 어쩌면 교육을 가장 경쟁적, 부정적으로 보는 과기전문가의 손에 의해 교육의제가 좌지우지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교육개혁 키워드도 보기가 어렵고, 핵심교육개혁의제는 거의 다 빠져버리고 디지털인재 양성, 대학을 지방으로 위임하는 의제 등등만 남았다. 어쩌면 또 다른 갈등을 야기할 과제들만 잔뜩 들어갔고, 교육을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하는 수단으로 보고 있다. 교육이 수단이 아니고 미래사회에 대한 큰 그림에 비춰 학교가 길러내야 할 인간상을 전제로 하면서 교육목적을 제시해야 하는데 여러모로 미흡하다.

새 정부는 여소야대 상황 하에서 출발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의 대처방안은 전반기 2년은 우선 ‘버티기 전략’이 중요하다. 2년 후 총선에 승리한다면, 후반기에는 과감한 혁신조치가 가능하다. 전반기 2년 여소야대 상황 하에서는 일을 크게 벌이기보다 겸손하게 그동안 잘못된 공정과 상식을 바르게 하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갈등소지가 있거나 민감한 사안은 가능한 한 중장기 의제로 다루어야 한다. 어쨌든 이번 정부의 성격은 기본적으로 ‘위기관리정부'라 할 수 있다.

여소야대 상황이라 최소한 향후 2년간은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일 것이다. 그러나 2년 후 총선에서 승리한다고 해도 임기 후반기에 혁신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결국은 위기관리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 특히, 취임초기 위기관리가 중요하므로 위기상황을 진단하고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 ‘위기대응팀’ 구성 운영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시기가 인수위 두 달과 정권초기 여섯 달인데, 이러한 위기상황 하에서 얼마나 지혜롭게 대처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이 30% 이내이고 정책신뢰도가 아주 떨어져 있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첫째, 위인설관식으로 만든 교육과학특보 대신 교육과학수석 신설이 긴요하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사회수석실에서 벗어나 교육수석이 교육 컨트롤타워가 되어 난마처럼 꼬여 있는 교육현안을 풀어나가야 한다.
둘째, 교육인사라인에 교육행정전문가 배치가 요구된다. 교육문제는 하루 이틀 공부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교육정책은 이해관계자가 많아 하나하나가 민감한 파장을 물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현재는 여소야대 상황이기 때문에 일을 크게 벌리기 보다는 그동안 잘못된 공정과 상식을 바르게 하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갈등이 있거나 민감한 사안은 중장기 의제로 다루어야 한다.
넷째, 교육은 백년지대계이고, 그 자체가 목적인데,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면 교육이 희망이 아니라 절망이 될 수 있다. 미래교육에 대한 큰 그림 하에서 제대로 된 중장기 교육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오풍연 논설위원  gogree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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