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고령 인구가 폭증하고 있다. 오래 산다는 측면에서 반길 일이기는 하나 부작용도 적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오래 살고 싶어 한다. 안 아프고 그렇다면 최고의 행복이다. 우리에게도 노인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 고령화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돼 그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못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윤석열 정부 뿐만 아니라 앞으로 들어설 정부도 안고 가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올해 고령인구가 처음으로 900만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생활비 마련 등의 목적으로 일을 더 하고 싶어한다. 통계청은 이런 내용 등을 담은 2022년 고령자 통계를 29일 발표했다. 올해 기준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01만8천명이어서 사상 처음으로 9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전체 인구 중 17.5%가 고령자라는 의미다.
통계청은 3년 뒤인 2025년에 고령인구 비중이 20.6%로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로 도달 연수는 7년으로 오스트리아 53년, 영국 50년, 미국 15년, 일본 10년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다.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519만5000 가구로 전체 가구의 24.1%다. 고령자 가구의 ⅓을 넘는 187만5000가구가 1인 가구다. 이는 혼자 사는 노인이 많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황혼 이혼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전체 이혼 건수는 전년 대비 4.5% 감소했지만 65세 이상 남자와 여자의 이혼은 각각 13.4%, 17.5% 증가했다. 재혼 역시 전체 연령층에선 감소했지만 65세 이상에선 증가세가 감지됐다. 황혼 이혼이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럼 혼자 사는 노인이 늘 수밖에 없다.
노후를 대비한 경우는 많지 않다. 때문에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는 노인들이 많다. 지난 10년간 가족이 부모를 부양해야 한다는 견해는 38.3%에서 27.3%로 감소했다. 가족과 정부,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37.8%에서 49.9%로 높아졌다. 자식이 부양해주길 기대하는 고령자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본인·배우자가 직접 생활비를 마련하는 고령자 비중은 65.0%였다. 3명 중 2명이 스스로 생활비를 조달한다. 이 때문에 65~79세 고령자 54.7%가 취업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취업을 원하는 사유는 생활비에 보탠다는 응답이 53.3%로 가장 많았다. 노후를 준비하는 고령자는 56.7%였다. 43.3%는 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
2021년 기준으로 고령자 가구 순자산은 4억1048만원, 고용률은 34.9%였다.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소득 분배지표는 2016년 이후 개선되고 있으나 빈곤율은 높다. 2019년 기준 66세 이상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3.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개 주요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노인 빈곤을 퇴치할 수 있는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 정부의 몫이기도 하다.
오풍연 논설위원 gogree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