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악화에 노사 갈등까지 악재 겹쳐
현대제철 노조가 내일부터 48시간 총파업에 돌입한다.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해 추락한 실적 개선과 함께 파업 상황까지 해결해야 하는 중책을 떠맡게 됐다.
12일 현대제철 노조는 오는 13일 07시부터 15일 07시까지 48시간 파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제철지회 관계자는 “지난 8일이 회사와의 마지막 교섭이었다”며 “예정대로 13일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2023년도 임금협상을 두고 회사와 갈등을 빚어왔다. 가장 최근 교섭인 지난 8일 교섭에서는 사측이 기존 제시안(기본급 10만2000원, 일시금 400%+1300만원) 대비 기본급 1000원+일시금 30만원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평가할 가치도 없는 제시안”이라며 반발했다.
노조는 현대차와 같은 수준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며 사측 제시안에 400만원을 더한 일시금 400%+1700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경영 상황 악화로 노조가 요구하는 수준을 지급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20차례의 교섭에도 양 측의 좁혀지지 않는 입장 차이로 현대제철은 결국 파업 상황을 맞게 됐다. 회사는 노조와의 교섭 채널을 계속 열어둔다는 입장이지만, 총파업이 시작되고 나서 서로의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로써 현대제철은 지난해 큰 폭의 실적 악화에 노사 갈등까지 번져 악재가 겹치는 모양새다. 파업이 장기화된다면 손실을 피하기 어려워 실적 개선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강현 사장은 동시에 겹친 경영 리스크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한편, 지난해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8073억원으로 전년 대비 50.1% 감소했다. 올해에도 중국과 일본의 저가 제품 공세, 미 상무부의 상계관세 부과 등 대외 여건은 좋지 않아 실적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창현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