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량수리비 상승→손해율 악화→보험료 상승 압박
- 보험업계, 부품가격 안정화 모색 및 자기부담금 확대 검토
[녹색경제신문 = 윤덕제 기자]대형차와 수입차를 선호하는 소비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면서 손보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형승용차나 외산차의 경우 차량수리비가 높은 만큼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이면서 보험료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차량의 고급화 및 대형화로 차량 가격이 상승하고 외산차 비중도 크게 증가하면서 관련 차량 부품가격도 크게 높이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 7월말 기준으로 대형차량 비중은 27.3%로 지난 2016년 23.5% 대비 3.8% 증가한 반면 중소 및 경차 비중은 모두 감소했다. 외산차 비중도 2016년 7.5%에서 같은 기간 13.3%로 큰 폭으로 확대됨에 따라 차량수리비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외산차의 건당 차량수리비 보험금 지급액은 국산 차량 지급액의 2.6배에 달하며, 이 중 차량 부품비는 3.7배 더 많이 지급되고 있다. 지난 2022년 주요 외산차 범퍼가격은 전년 대비 13.8% 증가율을 나타내며 소비자물가상승률 5.1%의 두 배를 넘어서기도 했다.
더군다나 전기·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의 비중이 확대되면서, 배터리 등 부품비가 높아 건당 손해액 증가세를 확대시키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경우 하단 충격 등 경미한 손상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전체를 교환하게 되면 3000만원 이상의 금액이 지출될 수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6월말 기준 전기·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등록대수는 240만대를 넘어서며 전체 등록차량의 9.2% 수준이다.
경미 손상에도 신규 부품 교환 비중이 크다는 점도 손해액을 높이는 요인이다. OEM 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품질인증부품의 가격이 20~35% 낮음에도 불구하고 사용 실적은 미미한 실정이다.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사들의 고민은 지난해부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반면, 매출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말 79.6%였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5월에 80%로 상승했고 최근 전기차 화재와 9월 폭우로 인해 손해율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올 상반기 10조5141억원으로 집계된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보험료 인하 효과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지난 3년 연속 자동차 보험료가 인하된 가운데 경상환자 치료 증가 등으로 손해율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며 "고가 차량도 늘어나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인건비도 함께 오르면서 결국 차량 수리비 인상으로 이어진 영향도 손해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연구원은 이번 보고서에서 이같은 부품가격 안정화를 위해 차량부품 재고관리 방안 마련을 제시했다. 특히 수입차의 부품 재고 부족은 차량수리가 지연될 경우 수리비 및 렌트비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 자기차량손해담보에 대한 자기부담금 설정 금액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기부담금을 올릴 경우 과도한 수리 등의 모럴해지도를 방지하면서 보험료 부담은 줄일 수 있어서다. 현재 국내 자기부담금은 지난 2010년 이후 지금도 통상 20만원~50만원의 설정금액이 유지되고 있는 실정이다.
윤덕제 기자 financia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