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나 애플 등 고객사에게 자사의 특허권 등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한국 정부로부터 1조원이 넘는 과징금부과처분과 시정명령을 받았던 다국적 통신업체 퀄컴이 시정명령에 불복해 법원에 효력정지를 신청했지만 대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8일 “대법원 1부(재판장 박정화 대법관, 주심 김신 대법관)가 27일 퀄컴 인코포레이티드 외 2명이 제기한 효력정지신청 재항고를 기각(2017무791 결정)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퀄컴은 경쟁 모뎀칩셋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한 행위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과 불공정거래행위 등 여러 죄를 지은 정황(경합)이 인정돼 지난 1월20일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장지배적지위 남용 행위’에 따른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약 1조 311억원 부과처분을 받았다.
퀄컴은 며칠 뒤인 2월21일 서울고등법원에 공정위의 과징금 결정 취소, 소송 판결 전까지 시정명령 집행을 중지해 달라는 집행정지 신청도 함께 냈다.
서울고등법원은 그러나 지난 9월4일 퀄컴측의 집행정지신청을 기각(2017아66 결정)했고, 이번에는 대법원이 퀄컴측의 재항고를 다시 기각한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에서는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를 시장지배적지위 남용행위(제3조의2)로, 같은 법 제23조 등에서는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를 불공정거래행위로 각각 규정한다.
퀄컴은 자사의 휴대폰 칩셋 등을 부품으로 구매하는 한국의 삼성전자 등의 피해 기업에게 부품 독점공급사라는 거래상 지위를 남용하는 불공정거래행위를 했다. 또 고객사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를 해온 혐의로 한국 공정위의 행정처분을 받았고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상현 기자 pol@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