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금융실명제 시행 당시 차명계좌 27개의 자산금액이 61억8000만원, 현재가치로는 237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삼성전자 주식이 많았다.
원승연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5일 금융감독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의 27개 차명계좌의 자산금액은 61억8000만원으로 잠정 확인됐다"며 "삼성증권 계좌의 매매거래내역 확보 및 자산총액 검증을 위해 삼성증권에 대한 검사를 1주일 연장한다"고 밝혔다.
김도인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대부분이 삼성계열사의 주식이었고 특히 삼성전자가 많았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 2주간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등 4개 증권사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지난 11월 점검 당시에는 이들 4곳이 관련 자료가 삭제됐다고 밝혔으나 약 석 달만에 다른 결과나 나왔다.
이에 대해 김 부원장보는 "증권사들이 고의로 그런 보고를 했다고는 판단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작년 점검 때는 당시 운영중인 주전산기기에서 보유한 기록이 삭제됐다는 것이었고, 이번에는 그 보유기간 이전의 기록에 대해 백업센터, 문서보관소 등을 확인한 것"이라며 "이번 검사과정에서 증권사가 최대한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실명제법에 따른 이건희 회장에 대한 과징금 부과에 대해 김 부원장보는 "(자산금액의) 50%인 30억9000만원이 돌 걸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부원장보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표된 2007년 말 27개 계좌의 자산가액은 963억원으로, 그 내역이 확인된 3개사의 가액은 55억5000만원이다. 2007년 말 기준으로 평가하면 660억원 정도고, 963억원 중 3개사의 실제 확인된 평가액은 654억원이다.
이를 올해 2월 26일 가치로 평가하면 2369억원 규모에 달한다. 1993년 8월 12일 당시 삼성전자 주가가 3만8600원이었고, 2007년 말은 55만6000원, 올해 2월 26일 기준 236만9000원으로 계산했다.
대부분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이며, 삼성생명의 주식은 발견되지 않았다.
백성요 기자 lycaon@greened.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