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현대·남양유업 오너가 3세, 마약 범죄 연루...'승리' 버닝썬 수사 '재벌가 확산 가능성 촉각'

최종현 SK 창업주와 정주영 현대 창업주 각각 손자...남양유업 "황하나씨는 회사 경영과 무관"

2019-04-02     박근우 기자

SK·현대그룹·남양유업 오너가 3세가 '대마 쿠키'와 고농축 액상 대마, 필로폰 등을 구매한 혐의로 수사 중인 가운데 재벌 3세의 일탈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근 가수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 수사가 확대되고 있어 재계 3세 등으로 확산될 가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에 경찰 수사선상에 오른 SK·현대그룹 오너가 3세 최영근(32)·정모(30)씨가 사들인 대마 종류는 환각성이 높은 고가의 마약류로 입건됐다. 

남양유업 오너 일가인 황하나씨가 과거 마약범죄에 연루돼 징역형을 받았는데 집행유예로 봐주기 수사 논란까지 일고 있다.

SK와 현대가 두 사람은 1g당 가격이 금값의 3배 수준에 달하고, 환각성이 대마초에 비해 40배나 높은 대마 종류를 사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최씨와 정씨는 보안성이 강한 메신저인 텔레그램을 이용해 마약 공급책에게 먼저 접근한 뒤 대마 구매 의사를 밝혔다. 

특히 두 사람은 지난해 3월 대마 구매를 동시에 요구하기도 했다. 당시 정씨는 마약공급책 이모(27)씨에게 최씨와 함께 대마를 구매하겠다는 부탁을 했고, '○○○○ ○○○○ 쿠키'라고 불리는 종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칭은 일반 검색으로 찾을 수 없는 온라인 공간인 '다크웹'에서 대마 불법 거래자들이 사용하는 마약 은어로 확인됐다. 

이 대마 종류는 그동안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는 신종인데, 쿠키같은 과자 형태로 만들어져 영어권 비흡연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담배처럼 말아서 피는 대마초보다 환각 증세가 훨씬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기관에선 두 사람이 사들인 '쿠키'의 환각성이 일반 대마초의 40배 정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최씨와 정씨는 이 대마 종류를 사기 위해 1g당 15만원 정도를 지불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금 1g 가격의 3배 수준이다. 

이 밖에도 정씨가 구매한 대마 중엔 액상 종류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데 이 역시 유럽에서 재배된 최고급 대마로 제조한 고가 대마로 파악됐다.

한편 최씨는 지난 1일 오후 대마 구입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긴급체포됐다. 최씨는 경찰 체포전 이미 피의자 신분으로 출국금지 상태였다. 

최씨는 SK그룹 창업주인 고 최종건 회장 첫째 아들인 고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외아들로 파악됐다. SK그룹 창업주의 장손인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는 5촌 조카와 당숙 사이다.

최씨는 지난해 3~5월 이씨를 통해 고농축 액상 대마와 대마 쿠키 등을 구입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1회당 적게는 2g에서 4g의 대마 종류를 구입했으며, 이씨를 통해 최소 5번 이상 대마 종류를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고 정주영 회장 슬하 9남매 중 1명의 아들로, 고 정 회장의 손자다. 정씨는 한달전쯤 해외로 나간 것으로 알려졌는데,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정씨의 해외 도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씨는 지난해 3~5월 이씨를 통해 고농축 액상 대마와 쿠키 형태의 고농도 대마 등을 수차례 구입하고,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씨와 함께 이씨 주거지, 자신의 차량 등에서 함께 대마를 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남양유업 오너 일가인 황하나씨가 과거 마약범죄에 연루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당시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봐주기 수사'가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월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부장판사 윤승은)는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조모씨에게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2016년 4월22일 서울고법에서 확정됐다.

해당 사건 1심 판결문에는 조씨가 황씨와 공모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적시됐다. 판결문 범죄사실에 따르면 조씨는 2015년 9월 중순 황씨로부터 비닐봉지에 들어있는 필로폰 0.5g을 건네받고 그해 9월22일 대금 30만원을 송금했다.

이후 조씨는 구입한 필로폰을 일회용 주사기에 넣고 자신의 팔에 3차례 주사한 혐의가 모두 유죄로 판단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씨는 황씨와 공모해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밝혔다.

당시 검찰과 경찰이 황씨에 대해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의혹도 나온다. 

황씨가 사실상 공급자 역할을 한 사실이 법원에서 밝혀졌는데도 처벌이 없었다는 것이다. 한 매체는 "수사기관은 황씨를 한 차례도 소환 조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황씨는 국내 3대 우유업체 중 하나인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다.

그는 과거 가수 박유천씨의 여자친구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당시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에서 진상을 파악 중이다. 

이에, 남양유업은 2일 입장문을 내고, "황하나씨는 회사 경영과 무관하며, 황하나씨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오너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관련해 남양유업은 전혀 무관하다고도 주장했다. 

남양유업 측은 "일부 언론에서 황하나씨를 고인이 되신 창업주의 외손녀라는 이유로 남양유업과 연관 지어 보도해 회사의 임직원, 대리점주, 낙농가 및 그 가족들까지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황하나씨 개인과 관련한 내용을 남양유업과 결부해 보도하는 것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최근 가수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와 맞물려 수사가 재계 3세 등으로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서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