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수출규제 이후 첫 양국 당국자 간 협의 열린다
WTO 기본 원칙 '최혜국 대우' 두고 논쟁일 듯 일본의 이번 조치가 '안보'에 따른 것이냐도 쟁점
일본이 한국으로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등의 수출규제 조치를 취한 이후 첫 양국 당국자 간 협의가 빠르면 이번주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다.
요미우리신문은 9일 이같이 보도하며 일본 정부가 이번 양국 무역당국자 간 협의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는 WTO 규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 정부는 그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최혜국 대우'(GATT 1조)를 기본 원칙으로 하는 WTO 규정을 위반했다고 비판해 왔다.
최혜국 대우는 한 가맹국에 적용하는 유리한 조치는 다른 모든 가맹국에게도 적용해야 한다는 WTO 가맹국 간 약속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WTO의 최혜국 대우를 위반한 것이라는 지적은 일본 내에서도 등장한 바 있다.
지난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게재된 인터뷰 기사에서 국제법 전문가인 후쿠나가 유카 와세다대 교수는 "WTO 협정의 기본 원칙은 한 가맹국에 유리한 조처가 다른 모든 가맹국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최혜국 대우"라며 "다른 가맹국에는 수출인 간략한 절차로 끝나는데 한국에는 복잡한 절차를 요구하는 건 최혜국 대우 위반이 될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 정부는 안보 이유가 예외로 인정되는 GATT(관세무역일반협정) 21조를 염두에 두고 이번 조처가 정당하고 말하지만, GATT 21조가 안보를 명목으로 한 조처를 자유롭게 취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가 언급하는 GATT 21조를 언급하는 이유는 한국 정부가 GATT 11조를 근거로 일본의 수출규제조치를 비판하고 있기 때문이다.
GATT 11조는 수출·입 과정에서 수량을 제한하면 시장 가격 기능이 정지되고, 관세보다 쉽게 무역 제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 안보 등 특별한 예외가 아니라면 수량 제한을 금지하고 있다.
여기서 '국가 안보 등 특별한 예외'에 일본은 자신들의 수출규제 조치 이유가 포함된다고 보고 있는 것.
하지만 아베 신조 총리의 최근 발언에서 알 수 있듯, 이번 조치는 우리 대법원의 강제 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국의 GATT 11조 위반에 대해 일본이 반박의 근거로 활용하는 GATT 21조는 전시, 무기·탄약 및 전쟁도구 거래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