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차그룹 전기차 'EU5' 내년 7월 국내 출시... 디디추싱, 최근 100만대 주문하기도

지난 5월 밝힌 '내년 초 국내 출시'보단 다소 연기된 일정 환경부 인증이 예상보다 일찍 이뤄지면 출시 일정 앞당겨질 수도 EU5, 현대차 아이오닉보다 1회 충전시 주행거리서 앞서... 가격은 비슷 우버차이나를 삼킨 디디추싱이 최근 100만대 주문해 성능 입증

2019-07-18     양도웅 기자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이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이 세단 전기차 EU5를 내년 7월 국내 출시한다.

EU5는 중국 차량공유시장서 약 90%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디디추싱이 최근 100만대 주문한 전기차다. 지난 5월 서울서 열린 'EV트렌드코리아 2019'에서 모습을 드러내 국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18일 녹색경제와 통화한 BAIC 관계자는 "EU5 국내 출시를 내년 7월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4월 발주해 5월말엔 출시를 위한 모든 준비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EV트렌드코리아 현장서 밝힌 '내년 초 국내 출시'보단 조금 연기됐지만, 보다 구체적인 일정을 공개한 셈이다. 

BAIC 관계자는 "환경부 인증에 시간이 얼마나 걸리느냐가 변수지만, 7월 출시도 여유롭게 잡은 일정"이라며 "만일 환경부 인증 절차가 예상보다 빠르게 마무리되면, 7월보다 앞서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보조금 지급 여부는 BAIC이 국내 출시를 계획하며 가장 우려스러워한 부분이다. 

우리 정부는 환경부 인증을 받은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한다. 보조금을 받지 못하거나 상대적으로 적게 받으면 다른 차량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어, 소비자들 선택지에서 후순위에 놓일 공산이 커진다. 

환경부는 상온(20~30도)과 저온(-7도)에서의 주행거리 변화, 배터리 용량 등 차량의 여러 성능을 고려해 지원금을 차등(최대 900만원) 지급한다. 

EU5가 정조준하고 있는 현대차의 아이오닉(2019년 5월 출시 기준)은 배터리 용량이 38.3kWh이고 1회 충전으로 약 271km를 간다. 가격은 N트림이 4140만원, Q트림이 4440만원이다. 최대 보조금인 900만원을 받고 있다. 

EU5는 배터리 용량이 60.2kWh이고 1회 충전으로 460km를 간다. 국내보다 덜 까다로운 유럽기준이기 때문에, 국내 적용 시 약 80% 감소한다 해도 약 360km를 1회 충전으로 달리는 셈이다. 가격은 4000만원 초반대에서 결정날 것으로 예상된다. 

EU5가 신형 아이오닉과 가격 면에선 비슷할 것으로 보이지만, 배터리 용량과 1회 충전 주행거리에선 앞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국내 평가를 제대로 받지 않은 수치일 뿐 아니라 보호무역주의의 득세로 우리 정부가 아이오닉과 비슷한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한다.

보조금을 아이오닉과 비슷한 수준으로 받지 못하면 EU5의 강점인 '가성비'를 국내서는 확보하지 못하게 돼 판매량을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현재 환경부가 1월 발표한 보고서 '2019년 전기차 보조금 지원대상 현황' 가운데 가장 낮은 보조금을 받는 승용차는 르노삼성의 SM3 ZE로, 756만원을 받는다. 

과거 BAIC 관계자는 "지원 대상에 들 것으로 보이지만, 걱정되는 면도 있다"며 "한국 정부나 한국 시장이 요구하는 바를 계속 반영해 차량을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과거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BAIC의

◆ 성능은 중국 시장서 충분히 검증... 보조금 지급 규모와 중국차에 대한 여전한 불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

한편, BAIC 관계자는 중국차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평가절하돼 있다는 걸 의식했는지 "EU5는 판매한 지 약 1년간 10만여대가 팔렸다"며 "1년 동안 중국 시장에서 충분한 검증을 받은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작년 한 해 국내서 팔린 전기차는 총 3만여대다. 중국서 EU5의 (출시 후) 1년 판매량이 국내 전기차 한 해 판매량보다 3배 넘게 많은 셈이다. 

BAIC은 지난 5월 EV트렌드코리아서 BAIC과 벤츠의 기술 협력으로 만들어 EU5를 만들었다며 성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관계자는 또, "최근 디디추싱이 중국 전기차 1위 업체인 BYD의 전기차가 아닌 BAIC의 EU5를 100만대 주문했다"며 "그런 차가 국내에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재 BAIC은 디디추싱의 주문을 맞추기 위해 EU5 생산라인을 24시간동안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차량공유시장 점유율 약 90%를 기록하고 있는 디디추싱은 중국에 진출한 우버(우버차이나)를 2016년에 인수했을 만큼,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보이고 있다.

디디추싱은 2030년까지 총 500만대의 전기차를 운행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BAIC에 전기차 EU5를 대량 주문한 것이다. 

BAIC 관계자는 "이스라엘에서도 BAIC에 전기차 2만대를 주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