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반년 새 자본비율 6%p 급락…건전성에 ‘경고등’
자본확충 지연으로 6월 말 기준 10.52% 기록…은행권 최하위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올해 6월 말 BIS(국제결재은행) 기준 총자본비율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6%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KT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으로 자본 확충에 빨간불이 켜진 탓이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6월 말 은행 및 은행지주회사 BIS기준 자본비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케이뱅크의 BIS 총자본비율은 6월 말 기준 10.62%으로 지난 3월 말 대비 1.86%포인트 떨어졌다. 지난해 말 16.53%와 비교하면 5.91% 급락한 수치다.
이는 은행권 전체를 놓고 봤을 때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국내 전체 은행의 BIS 기준 총자본비율 15.34%에도 한참 못 미친다.
같은 기준 11.74%를 기록한 카카오뱅크와 함께 케이뱅크는 새 국제회계기준인 바젤Ⅲ 적용 유예로 완충자본(2.5%포인트)을 포함한 규제비율(10.5%)을 적용받지 않아 8% 이상을 유지하면 되지만 케이뱅크의 경우 하락폭이 커 자본건전성이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총자본비율이 10.5% 밑으로 떨어진 은행은 배당 제한을 받고 8%를 밑돌면 금융위원회가 은행에 경영개선 조치를 권고해야 한다.
카카오뱅크의 총자본비율도 지난해 말 13.85%에서 올해 3월 말 13.41%, 6월 말 11.74%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하락폭은 2.11%포인트에 그쳤다.
케이뱅크 총자본비율의 급락은 자본 확충이 제때 이뤄지지 못한 영향이 컸다. 올해 초 케이뱅크는 5900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의했지만 KT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금융당국의 심사가 중돤되면서 무산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공정거래위원회가 KT를 담합(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뒤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
반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주요 은행의 총자본비율은 14~16%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지주회사의 BIS기준 총자본비율은 13.60%로 3월 말 대비 0.07%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0.65%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은행·지주회사가 규제비율 대비 여력을 보유하고 있어 대내외 충격 발생 시에도 상당 수준까지 감내 가능하다”며 “인터넷전문은행과 신설 지주회사 등 규제수준 대비 자본비율 여력이 충분치 않은 은행·지주회사에 대한 자본적정석 관리를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