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합참의장 "평범한 미국인들, 주한·주일미군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

- "지소미아 지역 안보에 필수…한미일 함께일 때 더 강력" 연장 촉구 - FT "밀리 의장, 11일부터 이틀 방일후 서울로 이동 한미일 3자 협의"

2019-11-12     김의철 전문기자

한국과 일본을 연쇄 방문하는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평범한 미국인들은 주한·주일미군을 두고 왜 그들이 거기에 필요한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등을 묻는다"고 말했다고 미 국방부가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동북아에서의 미군의 역할을 강조하는 차원이기는 하지만 미 고위 국방당국자가 주한·주일미군의 필요성과 비용에 대해 미국 대중이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밀리 의장은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해서도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언급, 종료 시한을 10여일 앞두고 '지소미아 연장'이라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날 미 국방부 홈페이지에 게시된 '합참의장이 미국의 전략적 사고를 갖고 인도태평양지역을 방문한다'는 자료에 따르면 밀리 의장은 이번 주 한국과 일본을 방문해 동북아에서의 양자·다자 협력을 증진할 방안을 논의한다.

자료에 따르면 해당 지역으로 가는 군용기안에서 밀리 의장은 "보통의 미국인들은 전진 배치된 주한·주일미군을 보면서 몇몇 근본적인 질문을 한다. 그들이 왜 거기에 필요한가? 얼마나 드는가? 이들(한일)은 아주 부자 나라인데 왜 스스로 방어할 수 없는가? 이건 전형적 미국인의 질문들"이라고 말했다.

밀리 의장은 이어 "어떻게 미군이 무력충돌 발생의 예방·억지에 있어 동북아에서 안정화 역할을 하는지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현직 국방 고위 당국자가 미국 대중 사이에 주한·주일미군 주둔 필요성과 비용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는 식의 언급을 공개적으로 하는 건 드문 일이다. 이번 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의 방한과 맞물려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압박의 연장선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밀리 의장은 한일 관계에 문제가 있으면 북한과 중국이 득을 본다며 한미일 협력을 강조,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라는 미국의 입장도 거듭 확인했다.

밀리 의장은 지소미아에 대해 "지역의 안보와 안정에 필수적"이라며 "한미일은 함께일 때, 어깨를 나란히 할 때 더 강력하다"고 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의 사이가 틀어지면 북한과 중국만 좋은 것이라면서 "원만하게 해결될 필요가 있는 동맹 내 마찰지점이며 우리는 동맹에 도움이 되는 방식으로 마찰 지점들을 통과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밀리 의장은 모든 나라가 자국의 이해에 따라 움직이고 한국과 일본도 예외가 아니라면서도 "한국을 일본과 미국으로부터 떨어뜨려 놓는 건 분명히 중국의 이익이고 북한의 이익이다. 우리 셋이 매우 긴밀하게 보조를 맞추는 것이 우리의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라고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북·중에 대응하는 한미일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간접적으로 한국 정부에 번복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밀리 의장의 기내 언급을 전하면서 밀리 의장이 이날부터 이틀간 일본에서 아베 신조 총리와 카운터파트를 만나고 서울로 이동, 한일 카운터파트와 3자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밀리 의장은 아시아 순방에 나서는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함께 15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안보협의회(SCM)에 참석할 예정이다. 에스퍼 장관의 이번 아시아 순방국에 일본은 포함돼 있지 않으며 밀리 의장의 한일 방문은 취임 후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