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갈등 푼다" 양국 재계회의 개최 '수출규제 관련 기업 초청'...이동훈 사장, 삼성그룹 대표로 참석

- 전경련, 공식 회원사 아닌 삼성그룹도 초청..."한·일 무역분쟁에 직접 관련된 기업" - 얼어붙은 양국 경제관계 정상화·미래지향적 한일 협력 방안 등 논의

2019-11-15     정두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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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를 이끌고 있는 인사들이 양국의 갈등을 풀기위해 2년 만에 만났다.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이 자리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전달하고, 양국 기업의 협력 강화 필요성 등을 강조했다.

삼성그룹은 박근혜 국정농단 국면 이후인 2017년 전경련을 탈퇴했다. 그러나 한ㆍ일 경제전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어 전경련의 초청을 받아 이번 회의에 참석했다.  이동훈 사장이 삼성그룹을 대표해 이번 회의에 함께한 셈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일본 정부의 무역규제와 관련된 다양한 기업과 여러 행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번 회의에 삼성을 초청한 것도 이런 움직임의 일환"이라며 “양국 경제 갈등과 관련된 기업이 의견을 내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과 공동으로 15일 오전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제28회 한일재계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얼어붙은 양국 경제관계의 정상화 방안과 미래지향적 한일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동훈

이동훈 사장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기업 간 협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훈 사장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장도 겸임하고 있어 수출규제로 디스플레이업계가 겪고 있는 애로사항에 대해서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련에서는 이번 회의에 허창수 전경련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류진 풍산 회장,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용호 SK머티리얼즈 사장 등 13명이 참석했다.

경단련에서는 나카니시 히로아키 경단련 회장, 코가 노부유키 노무라홀딩스 회장, 쿠니베 타케시 미쓰이스미토모금융그룹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그룹 회장, 츠츠이 요시노부 일본생명보험 회장 등 10명이 참석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일 양국은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많은 갈등이 있었지만 항상 미래지향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온 만큼 당면한 무역갈등도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며 “두 나라 경제관계는 미래지향적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 한국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접투자(FDI)가 올 3분기에  전년 동기대비 5배 늘어났다. 2030년 글로벌 수소경제 실현을 위한 한일 기업간 협력 논의가 이루어지는 등을 경제 교류가 진행되고 있다. 허 회장은 이런 지점들을 강조하며 양국의 협력 관계의 중요성을 짚었다.

허 회장은 구체적인 양국의 협력방안으로 “내년 도쿄올림픽 기간 중 한일간 상호 인적, 물적 교류를 확대하여 도쿄 올림픽이 성공한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창수

양국 경제계는 이번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최근의 경직된 한일 외교관계에도 불구하고,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이후 쌓아온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협력관계를 심화·발전시키는 골자의 공동성명서를 채택·발표하기도 했다. 아시아를 나아가 세계경제 발전에도 기여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양국 경제계는 공동성명을 통해 “한일 양국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이노베이션 추진을 위한 연계·협력 심화, RCEP(동아시아경제동반자협정), 한중일FTA 등 아시아 역내 자유롭고 개방된 국제 경제질서 유지·강화를 위해 양국이 주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경제·산업 협력관계 발전의 기반으로서 양호하고 안정적인 정치·외교관계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을 공유하고, 계속해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 발전에 공헌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2020년 서울에서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