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은행계열사 강화 속도내는 하나금융, 더케이손보 인수·하나금투 증자

더케이손보의 지분 70% 인수 올 1분기 하나금투에 대한 5000억원 유상증자 비은행계열사 강화 금융지주 간 경쟁 한층 뜨거워질 전망

2020-01-22     황동현 기자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이 더케이손보를 전격 인수하기로 한데 이어, 하나금융투자의 증자에도 나서 본격적인 비은행계열사 키우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의 이같은 행보에 금융지주 간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하나금융이 국내 금융회사 인수합병(M&A)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당시 하나은행이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한동안 M&A에 소극적이었다.

지난 20일 하나금융지주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더케이손보의 지분 70%를 인수하기로 의결했다. 인수가는 1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큰 틀에서 합의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인수 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 주식매매계약(SPA)은 이달 말 체결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더케이손보 인수 결정은 비은행 부문의 이익을 높이기 위해서다. 앞서 하나금융은 오는 2025년까지 비은행 부문의 비중을 그룹 전체 수익의 3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은 은행, 증권, 카드, 생명보험, 저축은행 등의 계열사를 갖고 있지만 손보사는 없다. 더케이손보를 통해 손보업 등록허가를 취득, 비은행 이익 확대를 꾀하려는 전략이다.

더케이손보는 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한 회사로 교직원공제회가 2003년 자본금 200억원으로 설립한 손해보험사다. 온라인 자동차보험사로 시작해 일반보험과 장기보험까지 취급하며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2014년엔 종합손보사로 승격했다.

더케이손보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8953억원, 자기자본은 1469억원에 불과하다. 다만, 업계 하위권이지만 가입자의 상당수(49%)가 교직원이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보험료를 성실히 납입하고 보험금 과다 지급을 요구할 가능성이 낮다. 종합손보사 면허를 갖고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하나금융은 이와 함께 올해 1분기 내 하나금투에 대한 5000억원 유상증자를 예정하고 있다.

지난해 하나금투는 2018년 3월 7000억원과 12월 5000억원 두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를 실시한 바 있다.

작년 9월 말 기준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3조4396억원(별도 기준)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의 핵심 업무로 꼽히는 발행어음 사업을 하기 위한 자기자본 요건 4조원에 못 미치고 있으나 지난 4분기 증가한 자기자본과 1분기 중 5000억원 유상증자를 완료하면 4조원을 넘길 전망 전망이다.

하나금투는 유상증자를 완료하면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인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00% 한도 내에서 만기 1년 이내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하나금융은 현재 KEB하나은행, 하나금융투자, 하나금융티아이, 하나캐피탈, 하나생명보험 등 12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비은행계열사 강화를 위한 자본경쟁력 강화와 적극적인 인수합병 등의 하나금융 행보로 올해 금융지주 간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