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콜센터 방역에 허점없는지 전전긍긍...구로 콜센터 집단감염 여파
- 집단감염에 취약한 콜센터 업무환경에 다양한 대응 노력 기울여 - 보험영업 초비상, 고객 회피에 따른 대면영업 부진에 TM채널도 활동량 떨어질듯
9일 발생한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소재 콜센터 집단감염이 미국계 보험사인 에이스손해보험 위탁 콜센터로 밝혀지면서 보험사들의 콜센터에 대한 방역대책 적절성 여부가 크게 증폭되고 있다.
11일 0시 기준으로 서울 집단감염 사례 중 최대 규모인 90명의 확진자가 코리아빌딩 11층에 위치한 에이스손해보험 콜센터에서 발생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해당 콜센터에는 에이스손해보험 직원과 교육생 등 총207명이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검사를 받지 않은 직원이 있어 추후 확진자가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
회사 관계자는 “구로구 소재 콜센터는 메타넷엠플랫폼이라는 업체가 위탁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다른 층에서도 타 업체의 콜센터가 위치해 있어 정확한 상황은 아직 파악하고 있다”고만 말했다.
통상 보험사의 콜센터는 각 지역별로 나눠 운영되고 있지만 특히 에이스손해보험은 콜센터를 활용한 TM채널 영업 비중이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80%를 상회하는 절대적 수준이다. 향후 업무 수행에 일부 지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처럼 콜센터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은 콜센터 업무 환경과 관련이 깊다는 진단이다. 대부분의 콜센터는 직원들이 1m도 되지 않는 거리에 다닥다닥 붙어서 일하는 독서실 형태의 밀집 구조가 많다. 최소 2m 이상 거리를 두라고 권고하는 감염병 예방 수칙과도 맞지 않아 확진자 1명만 나와도 급속도로 집단감염되기 쉬운 구조다.
한편 보험사들은 이번 집단감염으로 각 회사가 운영하는 콜센터에 대한 방역대책과 비상시 대응 방안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보험사들은 마스크 미착용시 건물 출입 통제, 손 세정제 비치, 출근시 체온 측정 등 기본적인 예방활동 준수뿐만 아니라 콜센터 직원을 최대한 분산 배치하여 비상시 어디에서나 대응할 수 있는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통상 금융사들은 어느 한 콜센터에 문제 발생시 다른 지역 콜센터에서 대응하는 기본적 수준의 대응 계획을 갖추고 있지만 이번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세를 지켜보면서 한층 더 강화된 수위의 대응 방안을 마련, 시행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전국 6개 지역에 자회사 콜센터를 운영하면서도 층별로 분산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상담원 개인별로 칸막이를 설치해 업무공간도 분리돼 있다,
메리츠화재는 이달 초 경기도 부천시와 부산직할시의 직영 콜센터 직원을 여러 그룹으로 분산하고 분리된 그룹 사이에는 왕래도 자제토록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B손보는 콜센터 직원 자택에 업무 수행이 가능토록 시스템 환경을 조성한 재택근무를 시범 실시하기도 했다.
또한, NH농협생명은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을 때 콜센터 직원 4분의 1 정도를 분리된 사무공간에 배치했다고 알려졌다.
한편,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보험영업의 주력 채널인 대면채널의 고객 방문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전화상담 방식의 비대면채널인 TM영업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였다. 하지만 근무환경이 유사한 콜센터의 이번 집단감염으로 보험사들의 영업에도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4월에는 보험료 인상이 예정돼 있어, 지금이 영업 활동량이 가장 많은 시점이다. 지난해 실적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시점에 영업에 발이 묶여 당혹스럽다”며 “코로나19의 빠른 진정국면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