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코로나, 신동빈 롯데 회장의 첫 행보는... ‘내부 다지기’부터

귀국 후 18일 첫 출근... 주요 현안 보고 받고 19일 주간회의 주재 예정 6월 말 롯데홀딩스 주총 맞춰 방일 가능성 높아... ‘이사해임안’ 방어할 듯

2020-05-19     양현석 기자
신동빈

 

두 달간 한국을 비웠던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18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롯데지주 사옥 사무실로 정식 출근했다.

선친인 고 신격호 명예회장의 49재를 끝내고 지난 3월 7일 일본으로 출국했던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 및 회장 취임 등의 행사를 마치고 4월 중 한국으로 귀국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 확산 등의 이유로 예정보다 늦은 5월 2일 귀국했다.

방역 규정에 따라 신동빈 회장은 2주간의 자택 자가 격리를 거친 후 18일 출근했다. 이는 업계에 알려진 19일 출근 예정에 비해 하루 빠른 것이다.

신 회장은 일본은 물론 자가 격리 중인 국내 자택에서도 화상회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경영 현안을 챙겨왔으나, 정상적인 출근을 재개함에 따라 포스트 코로나 대비를 위한 각종 회의 및 보고 일정을 바쁘게 소화할 예정이다.

특히 19일에는 롯데지주 임원들과 BU장 등 주요 계열사 사장들이 참석하는 주간회의가 예정돼 있다. 신 회장은 두 달 만에 처음으로 화상이 아닌 직접 주요 사장단과 만나 그룹의 주요 현안을 논의하게 된다.

19일 주간회의에서 신 회장이 코로나 이후의 그룹 현안에 대해 어떤 대책을 내놓을 지 롯데 내부는 물론 재계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코로나19의 가장 큰 피해를 본 그룹이 롯데이니만큼 롯데의 대응 방안이 기업들이 애프터 코로나를 헤쳐 나갈 방향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하고 있다.

18일 롯데측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은 18일에는 지주 임원들로부터 각종 현안을 보고 받았다. 19일 주간회의가 사실상 신 회장의 그룹 공식 일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롯데그룹은 위기에 처했다. 유통과 면세점의 실적 부진에 대한 대책은 물론, 롯데ON을 하루빨리 자리 잡게 해야 하는 일이 신 회장 앞에 놓인 당면과제다.

이런 상황에서 신 회장은 급하게 현장을 찾는 것보다 당분간은 내부 업무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피폐해진 내부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사기 진작책도 내놓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최근 여러 매장들을 정리하면서 내부 동요가 있는 롯데마트 임직원들에 대한 메시지가 있을지도 관심을 모은다.

신동빈 회장의 국내 행보는 약 한달 가량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6월 말로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롯데홀딩스 주총에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 이사 해임안’을 제출해 이에 대한 방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신동빈 회장이 약 한달 간의 국내 일정에서 어떤 행보를 하느냐에 따라 ‘애프터 코로나’ 시대에 대처하는 롯데그룹의 청사진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