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중고 피처폰이 인기인 이유...영웅서기, 마스터오브소드 "향수 폴폴"

2020-05-20     이재덕 게임전문기자

2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뜻밖의 이유로 중고 거래가 꽤 있는 물건'이라는 게시물이 올라와 주목을 끌고 있다. 내용을 보면 명작 게임 때문에 피처폰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예전 피처폰 시절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레트로 게임기로 거래가 되는 것인데, 게임 때문에 핸드폰이 팔리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영웅서기, 검은방, 이노티아, 제노니아, 미니게임천국 등이다. 포함된 게임 종류와 수량에 따라서 금액도 천차만별이다. 영웅서기제로와 미니게임천국3를 합쳐 5만원. 영웅서기4,5, 검은방1,2,3, 2011프로야구, 미니게임천국5가 들어 있는 쿠키폰(터치폰)은 8만원이다. 쿠키폰에 맞춘 충전기도 함께 있단다.

게임 약 60개가 들어 있는 피처폰 매물도 나왔다. 강호동맞고, 귀혼 무사편, 마스터오브소드3, 메이플 궁수편, 붕어빵타이쿤3, 삼국쟁패, 어스토니시아ep3, 이터널사가, 임요환-황제의길, 프린세스메이커4 등 향수를 자극할만한 게임들이 가득하다.

대개는 10만원 전후에 거래되고 있지만 30만원이 넘는 매물도 있다. 영웅서기 전 시리즈 포함, 제노니아1,2까지 들어 있는 피처폰은 35만원에 거래됐다. 되파는 물건인데 “영웅서기 시리즈 등은 프리미엄이 상당하고 더구나 같이 설치된 중고폰은 드물기 때문에 이렇게 가격을 책정했다”는 것이 판매자의 말이다.

관련 글을 본 네티즌들의 반응은 '그립다, 사고 싶다'다. "이야~ 역시 중고나라, 이거까지 팔 생각은 못해봤네...나도 올려볼까, 프로야구랑 영서3인가 있었는데", "제노니아1이랑 이타루스 전기 1 때문에 피처폰 사고 싶다. 추억의 게임들", "영웅서기 진짜 잘 만든 게임이지"라는 반응이 나왔다. 한편 한 네티즌은 "게임 20개 정도 있는 폰이 있었는데 충전기 꽂는 부분이 부러져서 충전이 안 된다"며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게임 중고폰 매물 중 가장 인기가 있는 '영웅서기: 솔티아의 바람'은 2005년 KT를 통해 최초 출시됐다. 압도적인 스토리 덕분에 개발사인 엠포마는 RPG명가로 등극했고, 2006년 영웅서기2: 빙해의 검사, 2007년 영웅서기 제로: 진홍의 사도, 2008년 영웅서기3: 대지의 성흔, 2009년 영웅서기4, 2011년 영웅서기5, 2014년 영웅서기 온라인까지 약 10년에 걸친 영욕의 역사를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