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준 센터장의 경제읽기]다가오는 불황의 그림자

2016-11-30     이상준 JDI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

소비 절벽 우려와 중소기업의 공포

여러 가지 경제 지표 중에서 가장 시차 발생이 적은 지표는 설문을 통해 조사되는 서베이 지표입니다. 대표적인 서베이지표 중 하나인 한국은행의 소비자심리지수는 11월에 6.1P나 급락한 95.8을 기록했는데요, 이 수치는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소비심리가 잔뜩 움츠러든 원인은 국내 정치가 워낙 혼란스러운데다 미국의 신 고립주의에 대한 걱정, 직접적으로는 금리가 본격적으로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지갑이 닫힐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정부에서는 개별소비세 인하라든지 코리아 세일 페스타 등 쓸 수 있는 카드를 소진해 버려서 부담이 더욱 높습니다. 이른바 소비 절벽 얘기까지 나오고 있지요.

높아지는 중소기업들의 위기감

 

최근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설문 조사에 의하면 현재의 경제 상황을 위기라고 느끼는 중소기업이 57%에 달하고, 현재를 외환위기나 금융위기의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중소기업 비중만 해도 무려 29%에 달합니다.

 

즉 현재의 경제 상황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는 중소기업은 무려 86%에 달합니다. 아무래도 중소기업은 나빠진 환경에 더 민감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만 뒷걸음질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

11월 28일에는 OECD의 경제 전망 보고서가 발간되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9월에 비해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되었는데요, 국가 별로도 미국 유로존 중국 등의 성장률 전망치가 모두 9월에 비해 상향되었습니다. 트럼프 당선 이후의 확장적 재정정책 가능성, 원자재 가격의 안정 등이 성장률 상향의 배경으로 꼽힙니다.

그런데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오히려 크게 하향되었는데요, 9월에는 한국 성장률 전망치가 없었고 6월에 비해서는 무려 0.4%P나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내년에는 추경이라는 무기가 없고, 청탁금지법과 갤노트 7 파문 등도 영향을 미쳤지만, 아무래도 현재의 국내 정치 상황이 가장 중요한 하향의 배경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더 불안한 대외 환경

더 불안한 건 대외 환경입니다. 우선 중국의 경우 한일 군사정보협정 체결 이후 무역 보복의 범위를 더욱 확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나온 보도만 하더라도 자동차 배터리 태양광에 이어 식료품에까지 제재의 모습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미국의 신 고립주의에 대한 불안감도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보호 무역이 본격화되면 미국 회사들과 경쟁 관계에 있는 가전과 모바일 등이 우선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특히 원화보다 엔화가 더욱 더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부담이 됩니다.

 

자동차와 철강 등도 보호무역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대안을 찾아 보자

그렇다면 불황에 강한 종목들은 어떤 종목들이 있을까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아무래도 흡연 인구가 늘어나겠지요? 최근 KT&G를 추천하는 증권사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적은 돈을 들여서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요? 게임을 하거나, TV 모바일 또는 영화관을 찾아서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게 대표적일 것입니다.

다만 게임주는 신작 성장 여하에 따라 워낙 주가가 출렁일 수 있어 종목을 고르는 데 신중할 필요가 있고, 엔터주의 경우 중국 비중이 높은 종목은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밖에 소비를 소규모로 나눠서 하게 되면 편의점의 성장성이 높아질 수 있고, 일확천금 심리가 확대되면서 카지노주를 불황 관련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