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를 품다] 15cm의 물, 빠르게 흐르면 성인도 못 버텨
24일부터 본격 장마…홍수에 대비하라 홍수 사망 대부분 차량 몰다가, 근처 걷다가 참변
24일부터 우리나라에 장마가 시작된다. 35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잠시 물러나고 그 자리를 폭우가 채울 것으로 보인다.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는 생명을 위협한다. 깊지 않다고 해서 빠르게 흐르는 물을 얕잡아 봤다가는 생명까지 잃을 수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의 분석 자료는 홍수의 위험성을 말해주고 있다. 최근 기후변화로 ‘극심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덥다 하면 폭염, 비가 오면 폭우, 바람이 불면 폭풍이 발생한다. ‘3폭(暴) 시대’이다. 지구 가열화(Heating)에 따른 이상 기후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는 특히 위험하다. NOAA 측이 진단한 데이터를 보면 6인치(약 15cm)의 물이 빠르게 흐르면 성인 한 명이 휩쓸릴 수 있다. 12인치(30cm)의 물은 대부분 승용차를 무너트리는 위력을 갖고 있다. 2피트(60cm)의 빠르게 흐르는 물은 심지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트럭조차 파괴할 수 있다.
NOAA 측은 “홍수는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어느 곳, 누구에게도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홍수는 날씨와 관련된 위협 중 가장 치명적 위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통계자료를 보면 대부분 홍수와 관련된 사망은 자동차를 타고 가거나 홍수 주변 지역을 걷던 사람에게도 발생했다. 미국에서 홍수와 관련된 사망자 50%는 홍수 지역에서 차를 운전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20%는 홍수 근처를 걷다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NOAA 측은 “홍수가 발생하면 실시간 기상특보를 통해 정확히 자신이 사는 지역의 상황을 알아야 한다”며 “폭우가 쏟아지면 실시간으로 위험 정도를 파악하고 여기에 대처하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기상청은 24일부터 중부·남부지방이 장마철에 접어든다고 발표했다. 24~25일 오전 전국에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강원 북부‧제주도(제주도 북부 제외)는 총 120mm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오후~25일 새벽에는 강원 북부‧남해안‧제주도에 시간당 30mm의 폭우가 시작될 것으로 분석했다.
기상청은 “24~25일 오전은 서해상에서부터 접근하는 저기압과 함께 정체전선이 북상하면서 전국에 많은 양의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며 “24일 새벽 제주도와 서해안, 아침에 서울‧경기도에 비가 시작되겠고 비구름대가 점차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오후에 전국으로 확대된다”고 예보했다.
이후 저기압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고 정체전선이 다시 제주도 남쪽 먼 해상으로 남하하면서 25일 오전에 전라도를 시작으로 오후에 대부분 남부지방, 밤에 서울‧경기도와 충청도의 비가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저기압에 동반된 비구름대가 남아있는 강원도와 경상북도는 26일 오전까지 약하게 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4일 오후~25일 새벽은 남해안, 제주도, 강원 북부는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리겠고 전국 곳곳에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는 곳도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정체전선을 따라 유입되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지형을 따라 강하게 상승하는 남해안과 제주도(제주도 북부 제외), 북쪽에서 유입된 건조 공기로 인해 강하게 발달한 비구름)의 영향을 받는 강원 북부에 최대 120mm 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마에 밀려 불볕더위는 잠시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24~25일은 비구름에 햇볕이 차단되면서 낮 기온이 25~30도 내외의 분포를 보이면서 폭염특보는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26~27일은 남쪽으로부터 유입되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의 영향을 받아 전국 곳곳의 한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면서 매우 더울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