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스타트업①]코드42, 현대차·LG·SK 이어 방산업체까지 투자...첫 모빌리티 유니콘 '청신호'

- LIG넥스원·KTB네트워크 등 150억 투자...방위산업 무인화 기대감 - 현대차, 지난해부터 총 170억 전략적 투자...정의선 부회장 투자 의지 강해 - 송창현 대표, ICT업계 내 위상 높아...도심형 통합 플랫폼 '유모스' 주목

2020-06-29     김명현 기자

막 생겨난 회사에 내로라하는 국내 기업들이 나란히 투자한다. 신생 기업의 기술 시연회에 대기업 총수가 참관한다. 

업계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드42'를 중심으로 연출되면서, 코드42가 모빌리티 분야 국내 첫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송창현 대표가 지난해 3월 설립한 코드42가 업계 최고 수준의 투자 유치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코드42는 최근 150억의 투자액 유치에 성공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략적 투자사(SI)인 LIG넥스원과 재무적 투자사(FI)인 KTB네트워크와 신한은행이 각 50억씩, 총 150억을 투자하기로 한 것. 순수 방산업체인 LIG넥스원은 이번 투자로 방위산업 무인화 분야에서 코드42의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TB네트워크 투자 담당자는 "제조사와 IT기업간 치열한 합종연횡이 발생하는 글로벌 산업군에서 이미 유니콘 기업들이 탄생하고 있다"며 "한국의 첫 모빌리티 유니콘이 코드42가 되도록 수십 년간 축적된 안목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코드42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지원 의지가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총 170억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작년 4월 송창현 대표와 만나 미래 모빌리티 트렌드에 대한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눴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차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하면서 "코드42가 보유한 미래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통찰력과 서비스 플랫폼 운영 경험은 현대차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사업 추진에 있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역량”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코드42의 모빌리티 신기술 시연회에 직접 참관하기도 했다. 현대차가 투자한 국내 스타트업은 코드42와 KST모빌리티 등 단 2곳이다.

코드42는 현대차그룹의 투자 의지에 부응하듯 작년 7월경 회사 위치를 판교에서 현대차 양재동 본사 부근으로 옮겼다. 업계에선 이를 현대차그룹과의 장기적인 협력을 공고히 하는 차원으로 해석한다.

같은 해 10월 코드42는 기아자동차, SK, LG, CJ로부터 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참여 기업들은 각 사의 특화된 핵심 역량을 활용해 자율주행과 전장, 통신, 물류, 컨텐츠 등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플랫폼 구축을 위해 코드42와 전방위 협업을 진행키로 했다.

특히 기아차는 코드42와 협력해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사업 전용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무인·전동화된 PBV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라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수용 가능한 인간 중심의 도심형 모빌리티다. 2030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 수요의 25%를 차지할 만큼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핵심 사업 '유모스' 기대감...송창현 대표 업계 내 위상 높아

코드42는 도심형 모빌리티 서비스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통합 플랫폼 '유모스'(Urban Mobility Operating System)를 개발 중이다.

구체적으로 유모스는 자율주행차와 드론, 딜리버리 로봇 등 다양한 미래 이동 수단으로 차량 호출·공유부터 로보택시, 식음료 배달, 이커머스에 이르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이다. 

회사는 우선 택시를 활용한 모빌리티 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실제 한국 스타트업 투자 데이터베이스 업체 '더브이씨' 사이트를 보면 코드42는 택시 배차 및 단말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코드42가 짧은 시간 내 업계 최고 수준의 투자액을 유치한 데는 유모스의 미래 성장성과 더불어 회사 대표의 존재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송 대표는 HP,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다양한 기술 개발 업무를 맡았다. 이후 2008년 네이버에 합류해 AI 스피커와 파파고,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차세대 기술 개발을 주도했다.

송 대표는 지난해 초 네이버 퇴사 후 코드42 설립을 준비했는데 네이버, 카카오 출신의 핵심 기술 인력들이 대거 창립 멤버로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설립 전부터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회사의 구성원들은 AI와 모빌리티, 자율주행, 정밀 지도, 로보틱스, 컴퓨터 비전, 빅데이터 등 혁신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 1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인재 확보로 2021년에는 300여명의 구성원을 둔 국내 대표 기술 중심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