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포스코·‘흑자’ 현대제철, 어렵다 한목소리...철강 수요 급감에 비용 상승 불러온 코로나

포스코, 사상 첫 분기 적자… 하반기 반등 사실상 장담 어려워 현대제철, 깜짝 흑자 전환에도… 상황 안 좋긴 마찬가지

2020-08-04     서창완 기자
포스코가

코로나19(COVID-19)로 철강업계 사정이 좋지 않다. 철강 수요 급감, 제품 가격 하락, 철광석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가 겹쳤다. 2분기 실적이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철강업계가 반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 세계적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글로벌 영향을 많이 받는 철강업계로서는 실적이 반등할 만한 확실한 요인이 없는 상황이다.

국내 최대 철강업계인 포스코는 별도 기준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사상 첫 분기 적자를 냈다. 분기 연속 급감으로 철강업계의 암울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포스코는 올해 별도 기준 매출액 5조8848억 원, 영업손실 1085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7243억 원, 전 분기 4581억 원이던 영업이익이 1년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포스코의 사상 첫 적자는 코로나19로 수요가 하락하면서 내수·수출 판매 가격이 떨어진 게 주 요인이다. 주요 판매처인 자동차·조선 업종 악화와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 강세가 겹치면서 영업이익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포스코는 코로나19 불확실성 속에도 3분기 실적 회복의 가능성은 있다고 보고 있다. 포스코 측은 “하반기에는 자동차강판용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중국 등 수요 회복 지역으로의 수출 강화 등으로 수익성을 향상시킬 계획”이라며 “철강 판매가 당초 예상보다 호조세라 3분기부터 실적이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가 적자를 기록한 반면 현대제철은 올해 2분기 영업실적에서 흑자를 냈다. 상대적 선방을 한 셈이다. 전 분기보다 매출액은 떨어졌는데, 영업이익에서는 흑자를 거뒀다. 지난해 4분기와 지난 1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망이 어두웠던 현대제철로서는 이번 분기 흑자로 한숨을 돌렸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의 이번 흑자는 ‘전기로’ 실적 개선으로부터 비롯됐다. 현대제철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고로(용광로)와 전기로 모두 보유한 철강사인데, 이번 분기에는 전기로에서 만드는 제품 판매가 회복됐다. 고로는 철광석과 석탄 등을 넣고 주로 조선 업계에서 쓰이는 판재류 후판이나 자동차 강판으로 쓰이는 냉연강판을 생산한다.

전기로는 고철을 넣어 철근, 형강 등 제품을 생산한다. 이번 코로나19 위기 국면에서 자동차·조선 등 산업이 위축된 반면 건설 쪽은 비교적 피해가 적어 이번 2분기 현대제철 흑자 전환에 주요한 역할을 했다.

시장에서는 업황이 둔화된 상황에서도 실적 반등에 성공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다만, 철강 업황이 워낙 좋지 않아 이런 분위기가 하반기까지 이어질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 쪽이 살아난다는 얘기도 있긴 한데, 여전히 고로로 만드는 제품들의 판매는 어려운 상황이라 하반기 회복을 쉽사리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 “코로나 펜데믹이 수그러든다는 가정 아래 좀 더 나아진다는 희망적인 기대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