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체제 현대차그룹, 엔디비아 등 합종연횡 '가속'...미래 모빌리티 이끈다

- 엔비디아와 협력 확대..."2022년 전 차종 '커넥티드 카 운영체제' 적용 목표" - 외신, 현대차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논의 보도...1조1150억원 규모 - 국내 모빌리티 업체와의 협업 '활발'...주행데이터 교류로 서비스 고도화, 신규 비즈니스 모색

2020-11-16     김명현 기자

정의선 체제의 현대차그룹이 합종연횡 제휴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정 회장이 부회장 시절부터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의 전환'을 강조하면서 전사적인 체질개선이 가속화되는 모습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는 자율주행 등 기술 개발이 고도화됨에 따라 이동수단을 넘어 내부 공간의 기능적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미래차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앞으로도 외부와의 협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진단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이종산업은 물론 스타트업과도 손을 잡으면서 미래차 시장 대응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0일 모든 고객이 '고급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즐길 수 있도록 세계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기업인 엔비디아와 손을 맞잡았다고 밝혔다. 그룹은 올해 출시한 제네시스 GV80·G80에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적용한 '커넥티드 카 운영체제(ccOS)'를 탑재했는데, 2022년 이후 출시될 모든 차량에 ccOS를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추교웅 현대·기아차 전자담당 전무는 "커넥티드 카에서 필수적인 효율적인 전력관리 기능과 뛰어난 확장성을 뒷받침하는 엔비디아 드라이브를 적용해 보다 안전하고 즐거운 주행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현대차가 미국 로봇 전문업체인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블룸버그 등 외신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현대차에 매각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보도하면서, 이번 거래를 최대 10억 달러(약 1조1150억원) 규모로 전망했다. 

현대차 측은 결정된 사항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정의선 회장이 '로보틱스'를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로 강조하고 있는 만큼 해당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로봇 기술은 자율주행 차량과도 관련성이 깊다. 

정 회장은 지난해 임직원과 함께 한 타운홀 미팅에서 "우리는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지만 미래에는 자동차가 50%, 개인용비행체가 30%, 로보틱스가 20%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 안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하는 회사로 변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의선

2조 이상의 대규모 투자도 진행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기업 앱티브와 조인트벤처 설립에 2조2300억원을 투입했다. 현재 앱티브와 레벨4 자율주행을 위한 라이다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들과의 협력도 두드러진다. 현대차그룹은 올 7월 롯데렌탈과 SK렌터카, 쏘카와 '모빌리티 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각각 체결했다. 

모빌리티 업체들이 보유한 '데이터'가 자산인 시대인 만큼, 그룹은 각 업체들과 차량운행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데이터의 상호 교류 체계를 갖춰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 할 방침이다. 신규 비즈니스 창출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국내 1위 카셰어링 업체인 쏘카와의 제휴에 관심이 쏠렸다. 쏘카는 서비스 이용자가 차량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대량의 데이터가 쌓이는 구조다. 해당 데이터들은 현대차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3월 인도의 차량호출 서비스 기업인 '올라'에 이어 4월 국내 자율주행 스타트업 '코드42', 5월 유럽 고성능 전기차 기업 ‘리막’ 등에 직접 투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