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쉐보레 '수입차 전략' 통했다...콜로라도·트래버스 견인
2020년 1만대 클럽 첫 입성 콜로라도·트래버스, 베스트셀링카 7, 9위 수입 판매 비중, 국내 생산 넘어서 올해도 수입차 위상 강화 전망
쉐보레의 수입차 전략이 적중하고 있다.
수입자동차협회(KAIDA) 자료를 보면, 쉐보레는 지난해 1만2455대를 판매하며 국내 수입차 6위를 기록했다. 이는 월 평균 1030여대 수준으로, 2019년 수입차 브랜드 선언 당시 목표했던 판매량에 근접한 수치다. 수입차 5위를 기록한 볼보(1만2798)와는 343대 차이다.
쉐보레는 지난해 본격적으로 수입차 브랜드로의 변신에 나서며 첫 '1만대 클럽' 입성에 성공했다. 수입차업계에선 연간 판매 1만대 진입 여부를 시장 경쟁력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고 있다.
앞서 쉐보레는 2019년 7월 한국 수입자동차협회에 공식 회원사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협회 측 검토를 거쳐 같은 해 11월부터 KAIDA의 월 신규등록 집계분에 포함됐다.
브랜드 실적을 견인한 모델은 픽업트럭 콜로라도(5215대)와 대형SUV 트래버스(4103대)다.이들은 지난해 '베스트셀링카' 7위와 9위를 각각 기록하는 등 수입차 전체 모델별 실적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냈다.
업계에선 쉐보레의 수입차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수입차 이미지'를 통해 브랜드 가치전환을 꾀하고 국산차와의 경쟁 구도를 벗어나려는 전략이 먹혔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 주력 차종인 콜로라도만 봐도 가성비 등을 따졌을 때 같은 픽업트럭인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와의 경쟁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국산차와의 직접경쟁에서 벗어나 포드 등 다른 수입차와 경쟁하는 모양새를 만들면 가격과 AS망 등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쉐보레는 다른 수입차 브랜드들보다 많은 전국 430여개 공식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수입 경쟁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이 장점이다.
경쟁 모델의 판매대수를 살펴보면 해당 분석에 힘이 실린다. 쉐보레 트래버스의 경쟁 차종으로 꼽히는 '포드 익스플로러'는 지난해 5998대를 판매하며 수입 베스트셀링카 5위에 올랐다. 트래버스와는 1895대 차이다. 콜로라도는 작년 5215대, 국산차 렉스턴 스포츠는 3만3068대가 각각 판매됐다.
특히 쉐보레는 지난해 판매 차종 중 수입차 비중이 국내 생산차를 뛰어넘으며 수입차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했다. 수입 판매 모델은 트래버스, 콜로라도, 이쿼녹스, 볼트EV, 카마로SS 등 5종이고 국내 생산 차종은 스파크, 말리부, 트랙스, 트레일블레이저 등 4종이다.
올해 전략도 수입차 확대에 방점이 찍힐 거란 전망이다. 업계에선 지난해 코로나19로 무산된 대형 SUV '타호'의 국내 도입을 점친다.
한편, 쉐보레는 수입차 이미지가 강화되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로서 입지를 강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친환경 전환에 열을 올리는 GM 본사로부터 국내 생산이 배정된 전기차는 단 한 대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