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취재] 위축되는 공모펀드 시장···ESG 펀드 활성화에 거는 기대 높아져
- 자산운용사 ESG 관련 펀드 출시 이어져
개인들이 직접투자에 나서며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ESG 투자가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관련 펀드가 공모펀드 시장을 살릴 처방전이 될지 관심을 모은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식형 공모펀드의 순자산총액은 2019년 78조 5000억원에서 지난해 12월 말 76조 6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펀드 기피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이 서울, 수도권 신도시, 6대 광역시에 거주하는 만 25세~64세 성인 남녀 25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16일부터 10월 30일까지 진행한 '2020 펀드 투자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현재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비율은 21.6%로 2019년 대비 약 13.8%p 감소했다.
펀드 투자 경험은 있지만 현재는 투자하고 있지 않다는 비율은 40.3%, 펀드 투자 경험이 전혀 없다는 비율은 38.1%로 나타났다.
펀드에 투자하지 않는 이유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없거나 주식 등 다른 투자처가 더 매력적이어서(26.9%)', '투자자금 부족(22.5%)', '일반 예적금처럼 안정적 방법 선호(20.9%)' 등이었다.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은 올해 펀드 투자비율이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한 것에 대해 펀드 수익률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투자금을 주식 등 기대수익률이 높은 다른 투자처로 이전했기 때문으로 봤다.
직접투자 열풍으로 공모펀드 시장이 위축되며 금융당국도 공모펀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은 운용·판매 등에서 투자자 중심으로의 변화를 촉진하는데 주력했다.
금융위는 "최근 국민들의 금융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음에도, DLF‧사모펀드 사태, 공모펀드에 대한 신뢰부족 등으로 공모펀드 등 간접투자보다는 직접투자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는 경향"이라며 "전문가에 의한 운용, 분산투자 등의 장점이 있는 공모펀드를 통해 국민들의 안정적인 재산증식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운용사와 투자자간 펀드성과 공유를 확산해 책임운용을 유도하고 펀드를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운용사의 공모펀드 자기재산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성과연동형 운용보수 도입 등이 제시됐다. 비용이 저렴한 온라인판매를 활성화하고 MMF, ETF, 실물펀드와 같이 투자자 수요가 큰 상품을 다양화하는 방안 등도 포함했다.
금융위가 공모펀드의 낮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지만 직접투자 열풍 속에 공모펀드로 시선을 돌릴만한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공모펀드 시장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펀드의 활성화가 제시된다.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ESG 투자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어서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ESG 관련 펀드를 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자산운용은 ESG 관련 전 세계 기업에 투자하는 '삼성 에너지 트랜지션' 펀드를 선보였다. 프랑스 BNP파리바자산운용의 펀드를 편입하는 재간접 펀드로 신재생 에너지,에너지 기술 및 효율화, 에너지 인프라 관련 약 80개의 기업에 분산투자 하는 방식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바이든 미 대통령의 당선으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은 매우 높은 편이며, 올해부터 친환경 기업들은 정책적인 측면에서 많은 지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트러스톤 ESG레벨업증권펀드'를 출시했다. 적극적인 주주활동과 ESG를 접목해 운용하는 방식을 택했다. 트러스톤은 2019년부터 기업탐방 시 ESG평가를 시행하는 등 자체 ESG평가데이터 구축에 힘을 실어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올해 ESG 투자의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은 '2021년 자본시장 전망와 주요 이슈' 세미나에서 ESG 펀드 시장의 확대 배경으로 기후변화 및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투자한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을 제시했다.
또한 "전 세계적인 그린뉴딜 정책 기조가 더해지며, 향후 ESG 투자의 성장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