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전기차 배터리 교체 '폭탄선언'에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비상'...주가 '직격탄'
- 폭스바겐 각형 배터리 적용 확대…파우치형 배터리 공급 국내업계 주가 급락 - 증권가 "파우치형 공급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 영향력 약화 불가피"
폭스바겐이 '파워데이(Power day)' 행사에서 각형 배터리 채택 확대를 발표하자 파우치형 배터리를 공급하는 LG에너지솔루션(모회사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급락했다.
폭스바겐은 15일(현지시간) 유튜브 중계로 진행한 '파워데이' 행사에서 2023년부터 통합형 셀(Unified Cell)이라고 부르는 각형 배터리를 적용하고 2030년까지 각형 배터리의 비중을 80%로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파워데이'를 통해 2차전지와 전기차 사업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밝혀왔다.
이날 폭스바겐이 밝힌 로드맵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들로부터 공급받던 ‘파우치형’ 배터리 비중을 줄이는 대신 ‘각형 배터리’로 전환하고 동시에 배터리 생산 기술 내재화를 시도해 ‘반값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것.
폭스바겐은 각형 배터리를 국내 경쟁사라 할 수 있는 중국 CATL, 스웨덴 노스볼트(Northvolt) 등에 맡길 계획이다. 노스볼트는 폭스바겐 측으로부터 16조원(140억 달러)에 달하는 수주를 받았음을 밝혀 이미 구체화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 만을 만들고 있는데다, 미국 사업에서 폭스바겐 의존도가 높아 파장이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다.
테슬라에 이어 전기차 판매가 많은 폭스바겐의 '폭탄선언'으로 국내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며 직격탄을 맞았다.
비상장사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 격인 LG화학의 주가는 이날 7.76% 급락한 89만1000원으로 마감하며 90만원이 붕괴됐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5.69% 하락한 21만5500원으로 끝났다. SK이노베이션은 전일에도 5% 넘게 하락 마감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보고서에서 "현재 폭스바겐의 MEB용 2차전지 공급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CATL 등으로 파악되는데 이 중 한국업체들이 공급하는 2차전지 형태는 파우치 형"이라며 "향후 폭스바겐 내 파우치 생산 한국 업체들의 영향력은 강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폭스바겐향 파우치형 2차전지 주요 공급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에게는 부정적인 소식"이라며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각형 전지를 공급하는 삼성SDI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전했다.
김귀연 흥국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 집중전략으로 보스볼트를 비롯해 각형 주력 업체인 CATL과의 관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반면 파우치형이 주력인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축소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폭스바겐의 계획이 기존 수주잔고 등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전망이다. 주민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6년까지는 파우치형이 메인이지만 이후부터는 각형이 메인이 될 수 있다"며 "이미 수주를 받은 MEB향 파우치 타입 공급사들의 수주잔고 및 실적이 변동하는 이슈는 아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