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후] 4년차 임기 시작하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변화와 성장 두 마리 토끼 잡다
- 2020년 총자산 200조 시대 열어···순이익과 건전성도 꾸준히 성장 - '연대와 나눔' 협동조합 정신 전파로 글로벌 국격 높이다
▲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사진 = 새마을금고중앙회 제공)
취임 4년차 임기를 시작하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게 2020년은 각별한 의미다. 박 회장만이 아니라 새마을금고 역사에서 중요하게 기록될 해다.
새마을금고는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2020년 12월 기준 총자산 209조원을 기록하며 새 시대를 열었다.
박 회장의 취임 직전인 2017년 말 기준 약 150조원이었던 자산이 40% 가량 성장한 것이다.
재무적 성장과 함께 새마을금고는 숙원과제였던 디지털 전환에 2020년 의미 있는 결과를 남겼다.
무엇보다 2020년은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시름이 깊은 한 해였다. 또 사상 초유의 장마와 집중호우로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겪기도 했다.
'지역밀착형' 금융협동조합으로서 새마을금고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평소 현장과 소통을 중시하는 박 회장의 '광폭행보'가 빛을 발했던 지점이다.
▲ 2018년 3월 취임사를 하고 있는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사진 = 새마을금고중앙회 제공)
◆ 그날
새마을금고의 '전설'···2014년 고배 후 재수 끝에 중앙회장 당선
울산 출신인 박차훈 회장은 1997년부터 2018년까지 22년 동안 동울산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지냈다. 당시 동울산금고는 자산 146억원에서 4600억원 규모로 성장한 바 있다.
지역금고에서 전국 단위 주요 금고로 위상이 높아졌던 것.
박 회장은 2014년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 도전장을 냈지만, 당시 신종백 전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며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4년이 흐르고 다시 출사표를 낸 박 회장은 6파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결선투표에 오른 김영재 가야동새마을금고 이사장과 경쟁 끝에 회장에 선출됐다.
박 회장은 새마을금고중앙회 최초의 비상임회장이다. 2014년 새마을금고법이 개정되며 중앙회장은 비상임으로 두고, 회장의 권한은 신용공제 대표, 지도감독이사, 전무이사 등 3명의 상임이사에게 분산하도록 헀다.
이는 지역금고 이사장들과 유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변경이다.
박 회장은 "새마을금고는 자산 200조 시대를 목적지가 아닌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아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 것을 약속한다"고 말한 바 있다.
앞서 언급처럼 2017년 말 기준 자산 150조원, 당기순이익 6145억원 수준이었던 새마을금고는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2018년 자산 163조원 당기순이익 7027억원에서 2019년 자산 190조원 당기순이익 7228억원을 기록했고, 2020년 12월 기준 자산 209조원과 당기순이익 7801억원을 기록했다.
건전성 역시 타 상호금융기관에 비해 양호하다.
2020년 12월 말 기준 이익잉여금으로 적립한 금액은 6조8600억원, 출자금은 9조1000억원으로, 총자산의 약 8%에 달하는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연체율은 1.85%,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21%로, 타 상호금융기관 평균 2.14%, 2.43%에 비해 양호하다.
대중들에게 잘 알려지 있지 않은 사실 중 하나는, 은행보다 먼저 새마을금고가 예금자보호제도를 도입했다는 점이다. 지난 1983년부터 새마을금고법에 의해 제도를 도입했다.
내용은 은행권과 동일하다. 1인당 5000만원까지 보장하는 것. 새마을금고에 현재 조성된 예금자보호준비금만도 1조9000억원에 달한다.
만약에 필요하다면, 국가로부터 공적자금을 차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구비돼 있다. 유동성 확보 차원과 예·적금 인출 대비 차원에서 상환준비금도 9조42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에서 널리 알려진 것처럼 IMF 외환위기 당시에도 새마을금고는 공적자금 투입 없이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 새마을금고 발상지인 경남 산청 하둔마을을 찾은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사진 = 새마을금고중앙회 제공)
◆ 그후
'디지털 취약성', 숙원과제 해결 원년되나
박차훈 회장은 취임 후 "금고가 먼저다"라는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각 금고의 자율적 책임 경영을 강조함과 동시에, 중앙회 조직의 지원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금고가 중앙회에 납부하는 각종 부담금을 경감하고, 적극적 소통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했다.
박 회장 취임 이후 주요 성과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는 디지털전환 역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새마을금고는 2020년 5월 기존 스마트뱅킹을 리뉴얼한 'MG더뱅킹'을 출시했다. 이는 젊은 세대 뿐만 아니라 실버 세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직관적으로 화면을 구성한 게 특징이다.
또 간편패스 기능을 도입해 절차를 더 간소하게 한 것도 특징이다.
11월에는 새마을금고 콜센터 고도화 작업을 완료했다. 느린말 서비스 및 실시간 음성-문자 변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청각장애인과 실버 세대, 모바일 사용자들의 이용 편의를 크게 증대시켰다.
5월부터 착수한 통합민원관리시스템 구축도 12월 마무리된 바 있다. 다양한 창구에서 접수되는 민원을 통합 관리·처리 가능하며 모니터링 분석으로 민원 예방방안을 강구해 향후 새마을금고 업무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읽을 수 있는 지점이지만, 새마을금고는 '금융소외' 계층 발생을 막는 최후의 보루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은행권이 대규모로 영업점을 폐쇄하고 핵심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운영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와중에도, 새마을금고는 골목골목 모퉁이마다 오랜 세월 지역민들과 함께 해 오고 있다.
특히나 모바일·온라인뱅킹 활용이 여전히 부담스러운 고령층에게 새마을금고의 존재는 든든하다.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으로서 특징은 위기상황에서 더 빛이 난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과 기록적 장마를 기록했던 2020년 새마을금고의 사회공헌활동은 계속됐다.
3월에는 직원들의 정성을 모아 11억원의 코로나19 극복 성금을 전달한 바 있으며,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등 내수경제 활성화를 위해 네 차례에 걸쳐 16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새마을금고는 회원들이 전통시장이나 지역 소상공인 가게를 이용한 영수증을 가지고 오면, 중앙회에서 지원한 마케팅 물품, 금리 혜택 등을 제공하는 행사를 펼치기도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힘을 모으기 위한 취지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코로나 긴급금융을 실시해 2월 기준 긴급자금대출 416억원과 상환유예 2조550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2020년 여름은 사상 최장 장마와 기록적인 폭우로 더욱 어려움이 컸다. 새마을금고는 집중호우 수해지역 지원을 위해 5억4000만원의 성금을 전달했고, 이재민들의 임시 거주가 가능한 MG희망 하우스를 만들어 지원하기도 했다.
◆ 그리고, 앞으로
협동조합 정신 전파, 국내를 넘어 해외로
1963년 5월 경남 산청군 생초면 하둔마을에 '하둔마을금고'가 설립됐다. 바로 현재 새마을금고의 발상지다.
전쟁이 끝나고 10년이 흘렀지만 1960년대 한국은 여전히 가난했다. 농어촌지역에선 '보릿고개'가 여전했다. 빈곤해소와 지역사회 발전을 이끌기 위한 선각자들의 노력으로 자리잡은 새마을금고는 창립 56년만에 총자산 200조원의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박차훈 회장은 2020년 11월 '새마을금고 비전 2025'를 선포하며 "앞으로 100년! The Smart MG·더 따뜻한 새마을금고"라는 슬로건을 공개했다.
미래비전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비금융사업 진출'과 관련한 내용이다. 금융기관이 비금융사업 진출이라는 게 과연 무슨 의미인가?
새마을금고는 여타 금융기관과 달리 적극적인 국제협력사업을 비롯해 협동조합 정신을 전파하기 위한 노력 등을 경주해 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도 온라인 세미나 등을 꾸준히 펼치며 국제협력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993년 태국저축신용협동조합연합회(FSCT)와의 교류를 시작으로, 국제협동조합연맹(ICA) 회원 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제무대에 새마을금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20년에는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유럽협동조합은행협회(EACB), 베트남협동조합연맹(VCA) 등으로 교류 대상을 넓히기도 했다.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는 새마을금고 시스템을 전파해 오고 있는 것도 국제적 위상을 높이는 활동이다. '포용금융'의 한류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 이는 타 금융기관들이 비즈니스에 목표를 두고 해외진출을 시도하는 것과는 맥락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