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지난해 신용카드 사용 16년 만에 감소 '카드사 울상'...모바일·비대면 결제는 16.9% 껑충
마이너스 성장률 기록한 시기는 IMF(1998년 -9.1%), 카드대란(2003년 -22%,2004년 26%)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며 2020년 신용카드 이용규모가 16년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신용카드 사용액이 전년대비 감소했던 것은 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9.1%를 기록했던 것을 시작으로, '카드대란' 사태를 겪었던 2003년(-22.2%)과 2004년(-26.8%) 등 세 차례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상반기 중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 재산정 일정이 진행될 예정이라 카드사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들의 2020년 실적은 수치상 양호할 뿐 향후 지속적 수익창출 측면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각 회사마다 가속화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 및 모바일 중심 비즈니스 강화는 계속될 것이며, ICT 기업 등과의 폭 넓은 협력 경향은 더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2년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3년마다 적격비용을 재산정해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을 새롭게 정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지속되면서 올해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압박에 대해 벌써 큰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이용규모가 감소했는데 실적을 방어했다는 의미는 판관비나 인력 축소 등으로 임시적 방편을 세운 것"이라며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대해 외부 압력이 거세질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국은행, 2020년 지급결제 동향 발표...코로나 확산이 결정적 변수
한국은행은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0년 지급결제동향 자료를 발표했다.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등 지급카드 이용규모는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일평균 2조5000억원 수준으로 2019년에 비해 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18년부터 2019년 사이엔 5.89%가 늘었다.
월별로 살펴보면 역시 코로나19 전국 확산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전국적 확산 초기인 3월과 4월 중 큰 폭으로 감소했다가, 5월 이후 증가로 전환했다. 하지만 연말 재확산 등에 따라 12월에는 다시 감소를 기록했다.
마찬가지 의미에서 실물카드보다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가 늘어났다. 업종별로 보면 온라인쇼핑 등 전자상거래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감소했다.
신용카드는 2020년 중 일평균 1조9610억원의 이용규모를 기록했다. 2019년 1조9670억원과 비교해 0.3% 감소한 것이다.
특히 개인 카드 이용규모는 1조53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에 비해 0.6% 감소했다. 법인 카드 이용규모는 4240억원을 기록하며 같은 기간 0.7% 성장했다.
한편, 선불카드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용 등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1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에 비해 590.8% 성장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코로나19 영향으로 비대면결제의 이용규모는 일평균 8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되며 전년대비 16.9% 늘었다. 반면 대면결제는 5.6% 감소했다.
온라인 쇼핑몰 결제 등은 물론, 앱을 통한 택시호출과 결제 등과 같은 단말기 접촉 없이 모바일기기 등을 통해 이뤄지는 결제를 모두 포괄한 것이며, 전체 결제 중 비대면 비중은 지속 확대돼 2020년 4분기 39.6% 수준을 기록했다.
모바일기기 사용 결제가 크게 늘면서 편의성이 뛰어난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은 1분기 38.1%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4분기 41.5%로 확대됐다. 이중 핀테크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61.7%다.
개인의 시용카드 소비유형을 보면 전자상거래(24.2%), 자동차(20.6%), 가구·가전(6.3%)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전년대비 이용규모가 감소했다.
특히 여행(-66.0%), 교육(-17.1%), 음식점(-14.3%) 등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전년대비 이용규모가 감소했는데, 수도권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 등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가 대부분 소재해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증감률을 나타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