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재점화된 '거품논란'...거대 완성차 추격 예고에 전기차 1위 사수 '불투명'
기존 자동차업계로 돌아오는 투자자들...GM, 폭스바겐 주가 연초대비 40% 이상 급등 테슬라, 잇단 차량 사고에 美 특별 조사 나서...SW 경쟁력 시험대
전기차 1위 테슬라의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거품 논란이 또다시 거세지고 있다. 테슬라가 잇단 악재로 시름하는 반면, 전통의 완성차들은 기업 주가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며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유럽의 헤지펀드 운용사이자 공매도 강자인 랜스다운파트너스의 퍼 레칸더 펀드매니저는 최근 자신이 테슬라 주가 하락으로 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며 "테슬라 주가에 거품이 잔뜩 끼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19일(현지시간) 테슬라의 주가는 653.16달러로 한달 새 16%가량 하락했다. 연초 대비로는 7% 떨어졌다. 이는 GM, 포드, 폭스바겐 등 전통의 완성차 업체들이 연초 대비 40% 이상 주가가 뛴 것과 대조된다.
'천슬라'를 바라봤던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 급등과 약 15억 달러의 비트코인 투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기존 완성차업계가 전기차 기업으로의 변신을 잇따라 선언하는 등 경쟁사들의 부상이 지배적인 시장 지위를 유지했던 테슬라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기존 자동차업계의 전기차 관련 목표가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설득되기 시작했고, 이로써 증시에서 외면당했던 완성차 기업들에 투자자들이 돌아오고 있다고 전했다. 완성차들이 구체적인 전기차 계획을 내놓자 시장의 신뢰가 높아졌단 얘기다.
실제 GM은 지난 1월 2035년 이후 내연기관차의 생산·판매를 중단하겠다 밝혔다. GM은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연구개발에만 270억 달러(약 30조원)를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포드는 2025년까지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에 총 290억 달러(약 32조원)을 쏟아붓는다고 최근 밝혔다. 볼보도 최근 2030년까지 순수 전기차 기업으로 전환한다.
폭스바겐그룹은 이달 18일 2025년까지 테슬라를 추월해 전기차 업계 1위가 되겠다고 말했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100만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2년까지 27종에 달하는 MEB(전기차 플랫폼) 기반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BMW그룹은 지난 19일 2023년까지 13종의 새로운 순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MINI는 BMW그룹 최초의 순수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날 것이라고 선언하며 이목을 끌었다. 같은 날 아우디 역시 2025년까지 20개 이상의 순수 전기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테슬라, 잇단 차 사고에 美 특별조사팀까지 꾸려...완전자율주행(FSD) 시험대
테슬라 차량의 잇단 사고도 거품논란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다.
미국 교통당국(NHTSA)은 최근 발생한 3건을 포함해 테슬라 충돌 사고 23건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NHTSA는 지난 17일 미시간주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작동시킨 테슬라 차량이 경찰 순찰차를 들이받았고, 테슬라 차가 화물차 밑으로 끼어 들어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즉각 특별조사팀을 투입했다.
NHTSA는 테슬라 차량에 탑재된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에 관해서도 테슬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NHTSA는 "새 기술을 면밀히 감시할 것이고, 안전 위험으로부터 대중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테슬라의 미래 가치에 대해 여전히 긍정하는 시각도 있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CEO는 "우리의 테슬라에 대한 믿음은 전기차가 아니라 차량 공유 사업"이라며 "테슬라에 대한 확신은 더 커졌다. 2025년까지 30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현재 거대 완성차들의 추격이 예고되면서 시장 독주가 위태로워졌다. 많은 이들의 전망과 주가에서 나타난 신호대로 향후 영향력이 미미해질지, 아니면 회사의 강점인 소프트웨어와 가격 경쟁력을 재단장해 시장 지위를 사수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