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차 입사 51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퇴장..."품질경영 기반 세계적 자동차 회사, 큰 족적"
- 24일 현대모비스 주총서 사내이사 물러나…그룹 내 공식 직함 모두 내려놔 - 1970년 현대차 입사 이후 현대모비스(현대정공) 기반 자동차 경영인 능력 입증 - 세계 5대 자동차 회사 도약...현대차그룹, 54개 계열사와 234조 자산 보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이 입사 51년 만에 경영 일선에서 퇴장을 했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등기이사직을 내려놓고 현대차 미등기임원에서도 물러나면서 아들 정의선 회장이 명실상부한 총수로서 자리매김했다.
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은 부친인 정주영 회장의 경영 DNA인 뚝심과 도전정신을 이어받아 국내 자동차 산업을 세계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리는데 큰 족적을 남겼다”며 “지나간 20여 년이 정 명예회장이 현대차 성장의 토대를 튼튼히 하는데 많은 심혈을 기울였다면 정의선 회장은 새로운 미래차 시장에서 아버지가 이룩한 업적을 뛰어넘는 역량을 보여줘야 하는 숙제가 주어졌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24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조성환 사장, 배형근 재경부문장(부사장), 고영석 연구개발(R&D) 기획운영실장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모두 원안대로 의결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이 임기 1년을 남기고 사내이사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하면서, 현대차로 이동한 박정국 대표이사의 빈 자리와 함께 2명의 사내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이로써 정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를 마지막으로 그룹 내 공식 직함을 모두 내려놓고 사실상 은퇴하게 됐다. 정 명예회장은 최근 몇년간 현대차·현대제철·현대건설 등의 사내이사에서도 물러난 바 있다. 정 명예회장은 1970년 현대차 사원으로 입사한 지 51년 만에 자유인이 된 셈이다.
정 명예회장에게 있어 현대모비스는 자동차 전문 경영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준 회사라는 점에서 각별한 회사다. 현대모비스가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하지만, 정 명예회장이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의 경영자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된 곳이다.
정 명예회장은 1974년 현대차써비스 운영을 맡으면서 최고경영자(CEO)로 데뷔했고 1977년부터는 현대모비스 전신인 현대정공 사장을 겸임했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정공에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1987년 회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정주영 창업주가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믿음을 줬다는 얘기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정공 사업목적에 '자동차제조판매업'을 추가한 뒤 갤로퍼·싼타모 등 SUV 차량을 생산했다. 정 명예회장은 갤로퍼 인기를 통해 경영능력 입증에 성공했다. 그러자 '포니정'으로 불렸던 고(故) 정세영 명예회장은 현대차의 경영권을 정몽구 명예회장에게 넘겨줬다. 이후 현대자동차그룹으로 독립했다.
정 명예회장은 현대차써비스와 현대정공에서의 경험을 소중한 자산으로 여기면서 현대정공 출신 인사를 오랫동안 중용했다.
정 명예회장의 트레이드 마크는 '품질경영'이다. 현대차그룹은 품질경영 기차 아래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급속 성장했다. 현대차·기아의 1999년까지 누적 판매량은 2천100만대였다. 그런데 2000년 이후 20년여년간 1억900만대가 넘는다. 정 명예회장은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현대차·기아를 세계 5위 완성차 업체로 도약시킨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00년 9월 10개 계열사, 자산 34조400억원에 불과했지만 2019년말 기준 54개 계열사와 234조7060억원의 자산을 보유한 그룹으로 변모했다.
한편, 정 명예회장은 지난해 10월 아들인 정의선 회장에게 그룹 총수 자리를 넘기고 명예회장으로 남았다.
1999년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른 지 21년만이자 2000년 현대차그룹 홀로서기 이후 20년 만이었다.
정의선 회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 동일인(총수) 신청을 한 상태로 5월 초 공식 총수로서 인정받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