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변하는 금융환경, 지방은행의 생존전략은?···가상화폐 시장 진출·지역 밀착형 상품으로 차별화
코로나발 경영 실적 부진 속 다변화 전략···지역밀착형 행보는 빠짐없이 JB전북은행, 외국인·해외시장 공략···BNK부산은행, ‘비트코인’ 열풍 타고 가상화폐 시장 진출 도모
급변하는 금융환경에 맞춰 지방은행들이 나름의 생존 전략을 찾고 있다. 인지도와 규모 면에서 시중은행과의 직접적인 경쟁은 어렵다는 판단에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가상화폐 거래시장 진출을 도모하거나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을 개설하는 등 각 지방은행의 특성과 전략에 맞춘 변화를 모색하는 중이다.
포화상태 국내 시장 벗어나 외국인 근로자·해외시장 문 두드려
전북은행은 코로나 여파로 대다수 지방은행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에서도 유일하게 당기순이익 13.4% 상승을 만들어 냈다.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공략 및 국내 거주 외국인을 적극 공략하면서 나름의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전북은행은 2017년부터 국내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상품을 내놨다. 낮은 신용도로 인해 금융 대출 등이 쉽지 않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맞춤 상품을 제공하면서 외국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탄 것이다.
취업비자를 받아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노동의 대가로 꾸준한 소득을 보장받는데 이에 착안해 틈새시장을 만들고 공략했다.
또한, 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힘쓰고 있다. 전북은행은 지난 2016년 캄보디아 프놈펜상업은행(PPCBank)을 인수해 수익기반 다변화에 집중했으며, 이는 지방은행 최초 해외시장 진출 사례이다.
‘비트코인’ 열풍 따라 가상화폐 거래시장 진출 도모
BNK부산은행은 최근 주목받는 가상화폐 거래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 개정안이 25일부터 시행됨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실명계좌 발급이 의무화되는데 아직 계좌를 개설하지 못한 코팍스, 지닥, 후오비코리아 등 국내 중소형 가상화폐 거래소들과도 제휴를 추진 중이다.
부산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들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가상화폐 시장이 커짐에 따라 대규모 계좌 개설, 예·적금 잔액 증가 등 부가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가상화폐 거래업체인 업비트와 제휴를 통해 기사회생한 사례가 자극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케이뱅크는 ‘비트코인’ 열풍에 힘입어 지난 2월 한 달간 예·적금 잔액이 2조3400억원 증가했으며, 케이뱅크 전체 수신 잔액의 50% 이상이 한 달 새 불어나기도 했다.
실적 침체에 따른 다변화 정책···그럼에도 ‘지역밀착형’ 행보는 필수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지방은행의 특성상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욱 집중하는 모습은 또 다른 형태의 생존 전략이다.
모든 지방은행은 상시적으로 지역민과 소상공인들을 우대하는 각종 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지역사정에 밝은 점을 적극 활용해 지역 내 성장가능성이 큰 신생·중소기업에 대한 ‘관계형 금융’ 공급도 실시하고 있다.
그 중에도 가장 눈에 띄는 행보는 광주은행의 광주형 일자리사업 투자이다.
광주은행은 광주광역시가 주도하는 광주형 일자리사업에 260억원을 출자했다.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지역경제의 든든한 지킴이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단 것이다.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면 자연스럽게 지방은행의 거래랑은 늘게 돼 실적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지역과 상생·발전하는 지방은행으로 지역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을 보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며, “코로나발 실적 침체에 따라 각 지방은행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고는 있지만, 지역민은 결코 저버릴 수 없는 최우선 고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