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뉴스룸] 식품業, 실적 좋았는데 고용은 되레 감소…불가리스 파문 남양유업도 1년새 직원 줄여
-본지(녹색경제신문), 주요 식품 업종 50곳 2019년 대비 2020년 고용 변동 현황 조사 -2019년 6만 3173명→2020년 6만 2114명, 1059명↓…50곳 중 27곳 고용 감소 -불가리스 코로나19 억제 발표한 남양유업도 180여명 직원 감축…롯데제과, SPC삼립, 오리온도 직원 줄여
지난 해 국내 주요 식품 업종에 있는 업체들은 실적이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되레 직원을 줄인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주요 식품 50개 업체의 고용 인력이 1년 새 1000명 넘게 감소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식품은 100명 넘게 직원을 늘렸지만 해태제과식품, 롯데제과, 남양유업 등은 1년 새 100명 넘게 고용이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본지가 ‘2019년-2020년 식품 업체 50곳 고용 변동 분석’ 결과에서 도출된 결과다. 조사는 각 기업의 2019년과 2020년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고용 현황을 기초로 자료 분석이 이뤄졌다. 조사 대상 고용 인원에는 등기임원을 제외한 미등기임원과 일반 직원을 합친 숫자이며, 휴직자 등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조사 대상 50곳은 상장사 업종 분류 기준에 따라 식품 관련 업종에 속하는 매출 상위 50곳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식품 업종에 포함되는 50곳의 2019년 고용 인원은 6만 3173명으로 집계됐다. 작년에는 6만 2114명으로 1년 새 1059명 되는 직원 수가 감소했다. 특이한 점은 코로나 상황에서 실적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을 줄인 곳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해 기준 식품 업계 고용 1위는 7595명을 고용한 CJ제일제당인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 업체 중에서는 고용 1만 명 클럽에 가입한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 직원 5000명 클럽에는 농심(5256명), 대상(5246명) 두 곳이 이름을 올렸다.
1000명 이상 직원을 둔 업체는 50곳 중 14곳이나 나왔다. 이중 20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업체는 8곳으로 조사됐다. 롯데제과(4340명), 동원F&B(3192명), SPC삼립(3018명), 오뚜기(2962명), 하림(2334명), 남양유업(2299명), 매일유업(2138명), 롯데푸드(2065명) 등이 포함됐다.
1000명대 직원을 고용하는 회사로는 빙그레(1789명), 삼양식품(1764명), 해태제과식품(1699명), 오리온(1485명), 크라운제과(1347명), 삼양사(1347명) 6곳이 속했다.
500명 이상 되는 회사도 8곳으로 파악됐다. 사조대림(853명), 사조오양(800명), 한성기업(733명), 샘표식품(702명), 동우팜투데이블(661명), 코스맥스엔비티(610명), 엠에스씨(553명), 마니커(542명)가 이들 그룹군에 들었다.
조사 대상 식품 업체 중 지난 2019년 대비 2020년에 직원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CJ제일제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9년 7379명이던 직원은 1년 새 216명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매출 실적(별도 재무제표 기준)이 5조 8825억 원에서 5조 9808억 원으로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2036억 원에서 2871억 원으로 상승하면서 고용 성적표도 좋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삼양식품도 경영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2019년 1624명이던 직원이 지난해는 1764명으로 140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빙그레 79명(19년 1710명→20년 1789명), 농심 73명(5183명→5256명), 코스맥스엔비티 68명(542명→610명)으로 50명 이상 1년 새 직원 책상이 많아졌다. 이외 동우팜투데이블(36명), 엠에스씨(26명), 대주산업(24명) 등도 20명 이상 직원이 늘었다.
반면 코로나 정국에 직원이 100명 넘게 쪼그라든 곳도 5곳 정도 나왔다. 해태제과식품은 2019년 2212명이던 것이 작년에는 1699명으로 513명 줄어들며 감소폭이 가장 컸다. 여기에는 작년에 해태아이스크림이 해태제과식품에서 떨어져 나온 영향이 크게 작용했다. 해태아이스크림은 작년 10월경 매각됐다. 해태아이스크림의 직원 수는 감사보고상 474명으로 매각된 것을 감안하더라도 실제 직원 수는 40명 정도 줄었다.
롯데제과 역시 2019년 4623명이던 것이 2020년에 4340명으로 283명 직원 일자리가 사라져버렸다. 영업이익이 2019년 635억 원에서 2020년 865억 원으로 늘었는데. 이러한 배경에는 직원이 감소한 영향도 작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에 효과가 높다고 발표한 후 사과를 한 남양유업도 1년 새 직원 수가 188명 감축된 것으로 사업보고서 상 확인됐다. 이 회사는 2487명이던 직원이 작년에는 2299명으로 200명 가까이 일자리가 증발됐다.
다른 식품 업체들과 달리 남양유업의 작년 경영 실적은 좋지 않았다. 2019년까지 해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했지만 작년에는 9360억 원으로 외형이 작아졌다. 영업 내실은 더 나빠졌다. 2019년에만 해도 1억 원 정도 영업적자를 봤지만 작년에는 무려 723억 원이나 손실을 봤다. 이러다 보니 고용 여건도 좋지 않았던 것. 이러한 경영 악순환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 중 하나로 불가리스가 코로나19에 효과가 높다는 것을 앞세워 판매 증진을 꾀하려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결과를 자초하고 말았다. 향후 남양유업의 경우 특단의 경영 조치가 나오지 않을 경우 올해도 직원 수가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SPC삼립(152명), 오리온(113명) 등도 100명 넘게 직원 수가 감소했다. 이중 오리온은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도 대비 모두 증가했음에도 고용은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9년 1077억 원에서 2020년 1141억 원으로 증가했지만 고용은 7% 정도 감소했다.
이와과련, 오리온측은 "간편대용식, 음료 등 신규사업을 펼치며 자회사(오리온농협밀양공장,오리온제주용암수)등에서 100여명을 신규로 고용하고 있고, 최근 대리점을 통한 간접 영업을 활성화시키면서 영업 직원들이 퇴사해 오리온 제품의 영업권을 가진 대리점주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용 증가율로만 보면 ‘뉴트리’가 62명이던 직원을 78명까지 늘려 25.9% 상승해 동종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대주산업(17.4%), 노바렉스(14%), 코스맥스엔비티(12.5%) 등이 10%대 수준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