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㉓] 은행권, 비대면으로 신규고객 모시기…비금융권 협업 활발

- 하나·신한·우리, MZ세대 정조준…'심리적 거리' 좁힌다 - 은행권 비대면 경쟁, 코로나19로 급물살…“포스트 코로나서 경쟁 심화될 것”

2021-06-01     김호연 기자

코로나19를 계기로 한국경제 지형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쿠팡 100조원 기업가치 돌파가 상징하듯 집콕 트렌드로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급팽창 국면에 돌입했고 자연스럽게 프리미엄TV 수요가 크게 늘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뜨면서 글로벌 물류 수요가 늘었으며 이에 따라 조선업도 활황입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대장기업들은 포털, 금융, 쇼핑, 엔터테인먼트 등 전방위에 걸쳐 기존 산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화학적 영향을 서로 주고받으며 2차, 3차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국경제 대변혁의 시대입니다. 녹색경제신문은 창간 10주년을 맞아 코로나19가 바꾼 한국경제 지형도를 시리즈로 정리합니다. [편집자 주]

(사진=픽사베이)

은행권의 비대면 바람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여파로 소비자와의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면서 그동안 진행한 디지털 역량 강화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게다가 올 하반기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방대한 기술과 데이터로 무장한 빅테크와의 경쟁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은행은 상대적으로 비대면 기술력이 앞선 비금융권과 손을 잡는 등 비대면 서비스와 콘텐츠를 활용한 신규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하나·신한·우리, MZ세대 정조준…'심리적 거리' 좁힌다


(왼쪽부터)박성호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은 20~30대를 일컫는 MZ세대와 심리적 거리 좁히기에 들어갔다.

다른 금융사와 마찬가지로 다방면에서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있지만 최근 게임업계, 미디어업계 등과 협업해 젊은 세대와의 심리적 거리감 좁히기에 들어간 것이다.

하나은행은 11일 게임업체 넷마블과 함께 디지털 친화적인 MZ세대를 대상으로 혁신적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략적 MOU(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은행은 특화된 자산관리 서비스를 넷마블의 게임과 접목시켜 MZ세대에게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데이터 분석력 강화 및 외부 제휴 등을 통해 하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넥슨과 MOU를 통해 손을 잡았다. 하나은행과 마찬가지로 게임에서도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젊은 층을 신규 고객으로 끌어들인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EBS미디어와 금융과 교육 콘텐츠 융합을 위한 MOU를 지난달 맺었다.

우리은행은 EBS미디어 플랫폼에 금융 콘텐츠를 제공하고 디지털 금융과 연계한 신규 서비스 확대 등 공동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금융과 교육 인프라를 결합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다양한 서비스 개발과 공동마케팅 등을 협력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며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계층의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배달앱 플랫폼 개발에 140억 투자…올 하반기 서비스 출시


신한은행은 배달앱과 배달대행 서비스 관련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신한은행은 배달앱 플랫폼 구축을 위해 총 140억원을 투자한다. 5년간 40억원의 운영비를, 앱 개발에만 100억원을 투입한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대표 경쟁사의 앱 개발비용이 수억원으로 알려진 것과 비교해도 상당한 격차가 느껴지는 투자규모다.

원활한 운영을 위해 최근 배달대행 서비스기업 ‘인성데이타’와도 MOU를 맺었다. 인성데이타는 음식 배달대행서비스 ‘생각대로’의 운영업체 로지올의 자회사다.

또 배달앱 플랫폼을 통해 소상공인과 라이더를 대상으로 금융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은행이 비대면으로나마 먼저 신규 고객을 찾아나선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분야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비대면 전략을 활용하면서 신규 금융소비자의 유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은행권 비대면 경쟁, 코로나19로 속도전…“포스트 코로나 경쟁 심화될 것”


은행권의 비대면 경쟁은 코로나19 시국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급물살을 탔을 뿐 이전부터 디지털 금융 발전을 위한 움직임이 전 금융권에서 활발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업은 워낙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산업이라 그동안 미래 먹거리 확보에 제약이 있었다”며 “최근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등 은행권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활로가 점차 열리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7월 핀테크 기업의 합류로 전 금융권 오픈뱅킹 서비스가 본격화된다. 8월엔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서비스가 본격 시행되면서 빅테크 등 비금융권과 금융권을 총망라한 경쟁도 심화될 전망이다. 금융권의 고객 모시기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닫혀있던 금융시장의 문이 열리면서 금융권 뿐만 아니라 비금융권을 견제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며 “은행 역시 이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