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사고'로 공세 높이는 현대중공업 노조...임단협 압박 목적
현대중공업 노조는 중앙쟁대위 351호에서 "살인기업 대표이사를 구속하라" 목소리 높여 임단협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 확보 차원 해석
2021-05-12 김국헌 기자
현대중공업 노조가 최근 일어난 사망사고를 지목하며 회사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12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중앙쟁대위 351호를 통해 "최근 일어난 사망사고는 다단계 고용구조로 부실한 안전조치에 의한 타살이었다"며 "살인기업 대표이사를 구속하라"고 주장했다.
또 "매번 안전분야에 수천억원을 투자한다고 했지만 변한게 아무 것도 변한게 없다"며 "현대중공업 최고 경영자를 구속해 더 이상의 안전불감증에 의한 타살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아침 8시 40분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40대 근로자 장 모 씨가 10여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장 씨는 현대중공업 하청업체 소속 용접보조공으로 당일 용접 작업을 위해 원유 운반선 탱크에 올라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즉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는 지난해 질식과 추락 사고로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고용노동부의 특별 근로감독을 받았었다. 하지만 올해 2월 5일에도 40대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2019년과 2020년 2년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이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이번 사망사고를 이용해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르기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분석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년치 임단협에 대해 해를 넘긴 올해 2월에야 처음 잠정합의안을 만들었지만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지난달 말 1차 합의안에 특별격려금을 포함한 2차 잠정합의에 어렵게 성공했으나 역시 조합원 투표에서 부결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일부터 23일까지 부분 파업까지 강행했지만 아직 임단협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실제 현대중공업 노조는 중앙쟁대위에서 "중대재해 문제와 단체교섭 책임져야 할 자는 정몽준, 정기선 부자, 권오감, 가삼현, 한영석"이라며 "현대중공업 재벌은 조건 없이 단체 교섭에 나서라"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임단협을 잘 하려면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데 잠정 합의안이 연이어 부결된 데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잘 마무리 하기 위해서는 노사간 공감대 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화를 계속해 합의점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