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튀기는 로봇까지 등장"... 푸드테크 개발 가속화, 문제는 없나?
외식업 분야 요리로봇 등 '푸드테크' 도입 가속화 일각, 적극적인 R&D 투자... 규제완화 필요 "일자리 감소 문제도 간과해선 안돼" 목소리도 귀 기울여야
푸드테크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음식조리 로봇은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푸드테크 도입이 활발한 가운데 일자리문제, 규제완화 등을 점검하고 적극적인 R&D투자가 필요하단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의 영향으로 식품생산부터 유통망까지 전과정의 혁신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외식업을 중심으로 인간의 개입이 필요없는 자동화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푸드테크가 빠르게 일상을 침투해오고 있다.
푸드테크를 광의적으로 해석하면 스마트팜과 식품배달도 포함되지만 통상 AI로봇을 이용한 조리와 접객 기술을 의미한다. 특히 환경과 식량부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조리로봇 개발과 상용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24일 교촌치킨은 로봇전문업체 두산로보틱스와 손잡고 업계 최초 ‘닭 튀기는 협동로봇’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협동로봇은 조리과정에서 인간과 상호작용하며 작업효율성을 높이는 요리로봇이다. 치킨은 풍부한 식감을 위해 두 번의 튀김 과정이 있는데, 협동로봇은 2차 튀김을 돕는다.
치킨 튀기는 로봇은 푸드스타트업 로보아르테가 운영하는 ‘롸버트치킨’을 통해 대중에게 먼저 소개됐다. 하지만 대기업의 치킨로봇 진출은 교촌이 처음이라 앞으로 관련분야의 적극적인 투자가 예고되고 있다.
관악구에서 치킨사업을 운영하는 황모(39세)씨는 “치킨 조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증기는 호흡기 증상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고 우려하면서 “치킨 요리로봇을 도입함으로써 화상, 폐질환 등 조리사의 건강문제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요리로봇이 더 대중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요리로봇은 재료손실을 줄이고 작업속도를 높여 경제적인 동시에 환경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맛과 양의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어 프렌차이즈 점포의 효과적인 운영을 제고할 수 있다. 이에 최근 치킨뿐만 아니라 다양한 외식산업에 요리로봇이 도입되고 있다.
LG전자는 ‘LG 클로이 셰프봇(LG CLOi Chefboty)'을 개발해 요리로봇의 외식산업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국수제작을 돕는 협동로봇 LG 클로이 셰프봇은 CJ푸드빌의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에 도입돼 운영되고 있다.
리테일 테크기업 라운지랩이 운영하는 카페 ‘라운지엑스’는 로봇 바리스타 ’바리스’를 도입했다. 바리스는 AI알고리즘을 통해 미세한 움직임이 필요한 커피제조가 가능하다. 바리스타는 바리스의 도움을 받아 커피 추출 등 반복적인 업무의 부담을 덜 수 있다.
인건비 절감과 수익증대, 자원손실까지 줄이는 요리로봇의 대중화는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trategy Analytics)에 따르면 로봇시장규모는 2019년 37조원에서 2024년 146조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요리로봇 산업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점포뿐만 아니라 푸드 트럭까지 요리로봇이 진출한 반면 한국은 식품위생법의 엄격한 규제와 통제가 적용돼 개발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이다.
까다로운 규제뿐만 아니라 선진국에 비해 R&D투자가 저조해 성장속도가 둔하다는 분석도 있다. 국내 스타트업 지원이 IT업계에 집중돼 배달서비스 외에 푸드테크 분야의 세계적인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극동대학교 장우정 교수의 논문 ‘세계 푸드테크 산업의 동향과 전망’에 따르면, 식품기업의 매출액 대비 푸드테크 R&D투자 비율은 평균 0.36%에 그치는 수준이다. 장교수는 정부와 민간기업의 식품분야 R&D 투자를 늘려 차세대 미래먹거리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요리로봇 대체에 따른 일자리 감소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경제분석기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에 따르면 2030년까지 로봇이 대체할 일자리는 약 2000만 개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특히 요리로봇이 도입되는 서비스업종은 비교적 간단한 알고리즘만으로 인간 노동을 대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계자동화는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대해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든다. 일부 계층이 자동화의 혜택을 전유한 과거와 달리 모든 인간을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단 목소리에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