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인기에도 실적은 마이너스?...현대차·기아 등 車업계 8월 판매량 부진
-현대차, 29만4591대 판매···조업일수·車반도체 요인 -기아, 21만7204대 판매…국내 늘고 해외 줄어 -르노삼성, 8월 8846대 판매…전년比 16.8%↑
SUV·RV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자동차 판매량이 2달 연속 후퇴한것으로 나타났다. 하계 휴가에 따른 영업일수 축소,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등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1일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차·기아·르노삼성·한국지엠·쌍용차)의 8월 판매실적을 집계한 결과 총 54만4992대를 팔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7만3279대) 보다 4.9% 줄어든 수준이다. 월간 판매 실적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지난 7월에 이어 두번째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SUV와 RV의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지만 반도체 부족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임단협이 마무리 된 상황에서 신차효과 등이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상반기부터 이어진 반도체 수급 불안과 하계 휴가에 따른 영업일수 감소 등이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업체별로는 현대차(7.6%)와 한국GM(40.1%), 쌍용차(3.6%) 등이 줄었고, 기아(0.1%)와 르노삼성(16.8%) 등은 증가세를 보였다.
현대자동차의 지난달 국내외 완성차 판매량은 전년 동월보다 7.6% 감소한 29만4591대를 기록했다. 국내 판매는 5만1034대에 그쳐 6.5% 줄었고, 해외 판매도 24만3557대로 7.8% 감소했다.
현대차의 판매 실적 감소는 코로나19 확산과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울산을 비롯한 국내외 공장들이 가동중단을 반복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모델별로는 쏘나타 4686대, 아반떼 4447대, 팰리세이드 4011대, 투싼 3821대, 그랜저 3685대, 아이오닉5 3337대, 싼타페 3322대 등이다. 포터는 7424대, 스타리아는 3563대 판매를 기록했고 중대형 버스와 트럭은 2006대가 팔렸다.
레저용 차량(RV)은 팰리세이드 4011대, 싼타페 3322대, 투싼 3821대, 아이오닉5 3337대 등 총 1만6894대가 판매돼 지난해 동기보다 8.3% 늘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준대형 세단 G80 3718대,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70 2575대, 대형 SUV GV80 1231대 등 총 8307대가 판매됐다. 지난해 동기 대비 17.6% 성장한 수준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 우려 등 지속되는 위기 상황에 대응해 각 권역별로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 노력을 이어가겠다”며 “주요 신차들의 성공적인 글로벌 판매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지난 8월 국내시장에서 4만1003대, 해외시장에서 17만6201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한 총 21만7204대를 판매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국내는 6.6% 증가, 해외는 1.4% 감소한 수치다.
지난달 스포티지는 국내외 시장에서 모두 베스트셀링카로 이름을 올리며 기아의 월간 판매 실적을 견인했다.
지난달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은 스포티지로 신차 효과에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346.4% 증가한 6571대가 판매됐다. 지난 7월 출시한 5세대 스포티지는 8월 한 달 동안 6549대가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에서도 스포티지는 2만5817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모델이 됐다. 이어 셀토스가 1만7837대, 리오(프라이드)가 1만7769대로 집계됐다. 다만 지난달 기아의 해외 판매는 반도체 수급 차질에 따른 차량 공급 부족 등 영향으로 전년 동월 대비 소폭 감소했다.
기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EV6와 K8, 5세대 스포티지 등 최근 출시된 경쟁력 있는 신형 차량을 앞세워 판매 모멘텀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8월 한 달 동안 총 1만661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동월(1만9215대) 대비 40.1% 감소한 수치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여파로 국내와 해외 모두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한국GM의 국내 시장 판매량은 전년동월(5898대) 대비 19.5% 줄어든 4745대로, 이가운데 승용차량은 총 1705대, RV 차량은 총 2351대 판매됐다.
모델별로 보면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총 2089대 판매되며 내수 시장을 견인했고 쉐보레 스파크 역시 1519대가 판매되며 트레일블레이저의 뒤를 이었다. 쉐보레 콜로라도는 689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한국GM의 7월 수출은 총 1만1871대로 전년동월(2만1849대) 대비 45.7% 줄었다. 경승용차 1730대, RV 9853대, 중대형승용차 288대가 각각 판매됐다.
시저 톨레도 한국GM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트레일블레이저와 콜로라도가 출시 이후 오랫동안 국내외 고객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쉐보레 브랜드의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쉐보레는 고객 우선 철학에 기반을 둔 마케팅 활동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자동차는 8월 내수 4861대, 수출 2874대를 포함해 총 773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제품 개선모델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 여름 휴가에 따른 조업일수 축소 및 부품수급 제약 등에 따라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한 판매량이다.
쌍용차는 국내외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의 적제 해소를 위해 생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제약으로 인해 출고 지연이 계속되고 있다.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은 지난 4월 출시 후 현재까지 1만1000여대가 판매되는 등 호조세가 이어지며 국내에서만 여전히 4000대 수준의 미출고 물량이 남아 있는 상태다.
내수 판매의 경우 제품 개선 모델의 판매호조에도 불구, 부품 수급 제약으로 인해 공급차질로 전년 동월 대비 28.4% 감소했다. 모델별로는 렉스턴 스포츠가 2313대, 티볼리가 1451대, 코란도가 731대, 렉스턴이 366대가 팔렸다.
완연한 회복세를 이어온 수출은 전 모델이 고른 판매 증가세를 보이며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누계 기준으로도 전년 대비 80.1% 판매량이 늘었다. 모델별로는 코란도가 1054대, 렉스턴 스포츠가 781대, 티볼리가 761대, 렉스턴이 218대가 팔렸다.
쌍용차는 해외 시장에서도 호평을 얻고 있는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을 칠레와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해외시장에 차례로 론칭함에 따라 수출 증가세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제품 개선 모델이 국내외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판매 물량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부품협력사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생산라인 가동에 총력을 기울여 출고 적체 현상을 최우선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XM3가 국내·외 시장에서 판매량을 견인하며 회사의 ‘효자 차종’으로 입지를 굳혔다.
르노삼성은 지난 8월 총 8846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16.8% 증가한 판매량이다. 수출은 4242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9.4% 증가했으며 내수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4.6% 감소한 4604대에 그쳤다.
지난달 전체 판매에서 큰 역할을 한 차량은 XM3인 것으로 나타났다. XM3는 내수와 수출 시장에서 모두 인기를 얻으며 8월 전체 판매 대수의 53%인 4658대(내수 1114대·수출 3544대)를 담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XM3는 유럽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총 2만8712대가 팔렸다. 다만 내수의 경우 반도체 부품 공급 차질 문제로 생산 물량이 고객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회사는 현재 계약 후 출고 대기 고객은 900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하반기 반도체 부품 공급 상황이 안정화되면 연말까지 지속적인 내수 판매 증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며 “수출의 경우 XM3(수출명 르노 아르카나) 이외에도 QM6(수출명 르노 꼴레오스) 654대, 트위지가 44대 판매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