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글로벌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증폭…한국은?

- 원자재 공급충격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증가 - IMF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전망

2021-10-07     김윤화 기자

최근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4일(이하 현지시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클라우디오 피론 수석 시장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최근 에너지 가격급등 등의 각종 경제위험이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무엇이고 또 지금 왜 문제가 되는 걸까요? 스태그플레이션은 경기침체를 의미하는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과 물가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입니다.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는 지속적으로 오르는, 저성장 고물가 상태를 의미합니다.

스태그플레이션이 처음 등장한 건 1970년대 1, 2차 석유파동때입니다. 당시 중동전쟁 여파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유가를 급격하게 올렸고 이에 의존하던 전 세계 경제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제품 생산원가가 매년 두 배 가량 오른 탓에 생산과 고용은 줄고 가격은 큰 폭 올랐습니다. 이 영향으로 1974년 OECD 가맹 7개국의 실질 국민총생산(GNP) 성장률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0.6%를 기록한 가운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12.6%에 달했습니다.

이처럼 스태그플레이션은 원유와 같은 주로 공급측면의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부나 통화당국이 돈을 풀고 줄이는 방식으로 총수요를 조절해도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최근 국제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에너지·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증가, OPEC+의 기존 생산량 유지 등의 이유로 현재 전 세계는 에너지난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주 국제유가와 천연가스는 8년 만의 최대치, 석탄가격은 1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미국과 유럽을 포함한 다수 국가의 물가는 큰 폭으로 오르고 있죠.

*11월분 서부텍사스원유(WTI), 호주 뉴캐슬 발전용 석탄, 네덜란드 TTF 가격기준

반면 경제성장률은 더딘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5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구(IMF) 총재는 세계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계획이라 밝혔습니다. 인플레이션, 국가부채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경제성장 속도가 느리다는 것입니다. 이에 지난 7월에 전망했던 기존 6%를 하향조절할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중국입니다. 중국은 이 같은 에너지난에 최근 전력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에 진출한 한국의 포스코를 포함한 다수의 공장에 전력공급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애플, 테슬라 등 글로벌 생산공장이 모여있는 중국에 전력난이 장기화된다면 글로벌 공급난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모든 전문가들이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에너지 공급난이 일시적인 현상이라 보는 입장도 있습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우려하나 1970년대 규모의 피해는 오지 않을 것이라 보고있습니다. 이들은 이보다는 미약한 '현대판 스태그플레이션'이 찾아올 것이라 예측합니다. 

과연 이들이 예상한 현대판 스태그플레이션이 정말 찾아올지, 앞으로 글로벌 공급난이 해결되는 과정을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AP, IMF, 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