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 LG엔솔, IPO 숨고르기..."몸집 키워 내년 상반기에 추진"

-'내년 1분기 상장 계획' 거래소에 제출...매출 높여 몸집 먼저 키운다 -8월 GM 전기차 볼트EV 배터리 리콜 사태로 기업가치 산정 어려워져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설립...빠른 속도로 신뢰도 회복 -5개 지역에 9개 공장 설립...세계 1위 배터리 회사로 손색 없어

2021-10-20     정은지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이 기업공개(IPO)를 내년 1분기중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M과의 볼트EV 화재 관련 리콜 합의는 마무리 됐지만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내년 1분기(1~3월)에 상장하는 방안을 포함한 상장 일정 계획안을 지난 12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업계에서는 현재로선 흥행을 장담할 수 없어 LG엔솔이 상장을 미루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몸집이 커졌을 때 IPO를 추진해야 투자 자금을 유치할 수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거둘 수 없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LG엔솔은 불확실성은 낮아졌지만 리콜 충당금으로 수익이 많이 떨어졌다"며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은 상장했을 때의 초기 주가 형성에 상당히 유리하기 때문에 어느정도 볼륨을 키우고 수익성을 올려놓은 다음에 (기업공개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년까지 미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새해에 출시되는 차량에도 LG엔솔 배터리가 탑재되고, 그 물량이 어느정도 매출과 수익으로 연결된 다음에 추진하는 것이 훨씬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스텔란티스와 합작공장을 설립한다는 발표도 LG엔솔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과 교수는 녹색경제신문에 "5개 지역에 9개 공장이라는 굉장히 큰 그림을 완성하고 있다. 세계 1위 배터리 회사로서 손색이 없다"며 "부가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상장 타이밍을 내년으로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까지 가세하면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LG엔솔이 적극적으로 시장에 뛰어들어도 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LG화학 주가가 반등세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월 20일 오후 1시 기준 LG화학은 전일 대비 2.65% 오른 85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는 86만3000원까지 오르며 지난 8월 이후 2개월 만에 86만원 선을 넘어서는 등 강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 볼트 배터리 리콜 등으로 주가가 급락세를 보였지만 외국인의 매수세로 최근 8거래일 연속 급등하고 있다. 전날(19일)까지 7거래일 동안 외국인은 LG화학을 4164억원어치 사들였다. 기세에 힘입어 LG화학의 시가총액은 60조원을 넘어섰다.

연초 100만원대까지 올랐던 LG화학 주가는 지난달(9월) 60만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연저점을 찍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GM과의 전기차 리콜 비용 분담이 합의에 이르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가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1위인 테슬라와 북미 3위에 해당하는 스텔란티스까지 고객사로 확보했다. 북미 시장 내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전망이다"라며 "LG엔솔의 시장 지배력과 수주 경향을 감안했을 때 현재 LG화학의 주가는 여전히 저평가됐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