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앞두고 공연 줄줄이 취소..."코로나 재확산 우려에 투자자 찾기도 어려워"

-정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공청회' 열어 -정부 노력에도 음악 축제 줄줄이 취소...코로나 재확산 우려 팽배 -가평군, 자라섬재즈페스티벌 11월 5~7일로 개최일 한달 연기 '초강수'

2021-10-25     정은지 기자

정부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위드 코로나’를 통한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도할 예정인 가운데 개최를 예고했던 음악 축제들이 잇달아 일정을 취소하고 있어 주목된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 공청회'를 연다. 이날 공청회에서 정부는 단계적 일상회복의 초안을 소개하고 전문가 및 국민들의 의견 교환을 진행할 예정이다. 단계적 일상회복 관련 최종안은 오는 27일 발표될 전망이다.

정부의 노력에도 음악 축제는 줄줄이 취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위드코로나가 시행되기 전까지는 4단계 거리두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방침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이다.

공연 기획과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정부의 지원금으로 공연이 열릴 때도 있지만 대부분 취소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연이나 페스티벌 등은 특성상 프로그램을 짜고 출연진과의 조율 및 마케팅도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정부가 거리두기 지침을 내린다고 해도 바로 반영을 할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취소하는 공연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위드코로나가 시행되면 공연이나 페스티벌 등 업계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언제 또다시 코로나가 재확산될지 모르기 때문에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당초 10월 9일부터 3일간 열릴 예정이었던 국내 최장수 재즈 페스티벌인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11월 5~7일로 개최일을 한달 가량 미루는 초강수를 택했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 최초로 온라인 형식의 페스티벌 ‘자라섬 온라인 올라잇’을 개최한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은 지난 7월 두 번째 온라인 생중계를 선보였다. 올해는 당초 10월에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4단계가 장기화 됨에 따라 개최일을 11월로 늦췄다.

10월에 개최 예정이었던 민트페이퍼는 백신 접종자와 PCR 검사 결과 음성증명원을 확인한 후 입장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역 조치를 내세워 그랜드민트페스티벌(GMF)을 준비해왔지만 결국 취소를 결정했다. 

민트페이퍼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현실은 여전히 가혹한 것 같다”며 “올해는 15주년이기도 하고 2년 연속 취소만큼은 어떻게든 막아보려 했지만 정상 개최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민트페이퍼는 페스티벌이 가능했던 시기인 지난 6월 봄 음악축제 ‘뷰티풀 민트 라이프’를 개최했다. 관객 숫자는 예년의 절반 수준을 받아 적자를 기록했음에도 공연을 강행한 건, 코로나19 시기에 안전하게 공연을 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시도였다. 이번 ‘그랜드민트페스티벌2021’ 역시 적자를 예상하고도 열고자 했으나 정부의 방역지침에 따라 무산됐다. 

피스트레인 역시 작년에 이어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을 취소했다. 당초 “취소는 없다”던 피스트레인 사무국은 “일반적인 행사가 아닌 ‘축제’로서의 성격과 정체성이 살아있는 ‘DMZ 피스트레인 뮤직페스티벌’의 진행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결국 피스트레인은 지난달 15일 보조금 전액 반납을 결정했고, “이후 보다 주체적인 모습으로 재정비하고 22년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DMZ 피스트레인 뮤직 페스티벌은 팬데믹 이후의 피스트레인과 축제 생태계를 기록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12월 공개할 계획이다.

공연기획 관계자는 "공연 특성상 짧게는 3개월부터 길게는 1년 이상 준비해야 하는 것이 페스티벌"이라며 "당장 11월부터 위드 코로나 지침이 내려온다고 해도 대중음악 페스티벌에겐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