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맥스, 셋톱박스 사업부문 매각설 '솔솔'..."신규 모빌리티 관련 투자 늘린다"

- 분당사옥 매각 및 300억원 자금 대출..."신사업에 투자한다" - 글로벌 셋톱박스 시장 정체기 직면...휴맥스 셋톱박스 사업부 위기설 '솔솔'

2021-11-04     정은지 기자

 

셋톱박스와 비디오 네트워크 게이트웨이 분야의 글로벌 선두 회사인 휴맥스가 셋톱박스 사업부문의 실적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매각을 추진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휴맥스는 1분기에 이어 지난 2분기에도 영업손실을 이어갔다. 2분기 매출액은 1564억원으로 5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영업손실은 1분기 73억원에 이어 2분기에는 16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2246억원) 대비 무려 30.36% 감소한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녹색경제신문에 "벌써 오래 전부터 사업이 악화되고 있어서 그런(매각)얘기가 회사 내부에서 나오고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매각이 확실하게 결정되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휴맥스

매각설이 다시 불거지고 있는 이유는 최근 휴맥스가 분당사옥 매각에 이어 300억원의 자금을 대출받으면서다. 조달한 자금은 신사업 투자 등에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휴맥스는 한양증권 등의 대주단으로부터 300억원을 대출받았다. 대출 만기는 2년으로 만기 전 조기 상환이 가능하다.

대주단은 휴맥스가 발행한 기업어음(CP)이나 단기사채의 신용등급이 A3- 미만으로 하락하면 기한이익상실로 곧바로 차입금을 상환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휴맥스는 조달한 자금으로 신규 추진중인 전기차 충전 장비와 관련 서비스 운영 사업, 전기차 중심의 카셰어링 사업 등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실 휴맥스 셋톱박스 사업부의 위기설은 이전부터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유료방송의 성장, 디지털전환, 디지털 카메라·HDTV·IPTV 보급 등 영향으로 성장세를 보였던 셋톱박스 시장이 성숙기로 접어든 이후 정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세계 셋톱박스 출하량은 2015년 2억9000만대로 정점을 찍은 후 시장 규모 자체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으며, 이와 맞물려 휴맥스도 점차 매출이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경쟁사들은 인공지능 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피커나 셋톱박스 시장을 선점한 반면, 휴맥스는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