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물가 10년 만에 ‘최고치’ 기록…엎친데 덮친격 ‘오미크론’까지
- 소비자물가 전년 동월 대비 3.7% ↑ - 석유류 가장 크게 올라 - "12월 물가도 상당폭 오름세 지속 전망"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7% 오르며 10년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속적인 국제 유가 상승과 함께 농축수사물 가격이 크게 오르며 공업제품·전기·수도·가스 등 전 범위 물가가 가파르게 올랐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 통향’에 따르면 지난 11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1(2015년=100)로 지난해 동월대비 3.7%,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2011년 12월 4.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세는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 8월 2.6%, 9월 2.5%, 10월 3.2%의 오름폭을 나타냈다. 9월까지 2%대 상승률을 나타내다 10월부터 3.2%로 높아지며 2개월 연속 3%대를 상회했다.
가장 많이 오른 품목은 석유류다. 전년 동월 대비 35.5% 올랐다. 휘발유 33.4%, 경유 39.7%, 자동차용 LPG 38.1%, 등유 31.1%로 모두 30% 이상 크게 상승했다. 정부는 지난달 12일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했다. 다만 인하분이 11월 물가에 반영하는데 시차가 생겨 물가 상승을 억제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유가 상승에 따라 반응하는 공업제품의 가격도 5.5% 오르며 2011년 11월(6.4%)이후 10년만에 최고 상승폭을 나타냈다.
장바구니 물가도 크게 올랐다. 기온의 영향에 따라 변동성이 큰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3%, 농축수산물은 7.6% 상승했다. 전년 대비 오이 99%, 상추 72%로 크게 올랐고, 달걀 32.7%, 수입쇠고기 24.6%, 돼지고기 14%, 국산쇠고기 9.2%의 오름폭을 보였다. 최근 기온이 급감하며 이른 한파가 찾아온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키우는 한 주부는 “아이들 교육비를 줄일 수 없어 다달이 생활비 중 식비를 조절해 생활하고 있는데 요즘은 안 오른 게 없어서 장보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률은 12월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브리핑을 통해 “국제 유가, 곡물, 원자재 등 가격 추이를 볼 때 석유류 등 공업제품 가격의 오름세가 둔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고 개인 서비스도 방역체계 전환과 소비심리 회복으로 계속 상승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며 “12월 물가 역시 상당폭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전개 양상 등에 따라 경기·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급 차질이 여전한 상황에서 오미크론이 공급 정상화 지연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다”며 “이로 인해 물가에는 상방 압력이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