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육 혁명] "진짜 고기 아냐?"... 친환경 대체육 ‘언리미트’ 기대 이상
이마트 등 대형마트 '대체육' 판매 본격화 언리미트 버거 패티, 일반 고기와 유사 대중적인 인식 개선도 필요
유통업계 전반에 비거니즘 운동이 확산하면서 대형마트도 ‘대체육’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2일 ‘지구인 컴퍼니’의 대체육 상품 판매를 시작으로 비중을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도 지난해 대체육 ‘고기대신’을 론칭하고 비건상품을 공략하고 나섰다. 대체육 대중화가 가속화된 가운데 3일 지구인 컴퍼니의 신제품 ‘언리미트’ 4종 상품 중 2종을 이마트에서 구매해 직접 시식해보았다.
지난 몇 년간 비거니즘 운동이 유통업계를 강타하면서 ‘대체육’은 소수의 식성이 아니라 하나의 대중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비건 식품 시장규모는 매년 9.1%씩 성장중이며 2026년까지 약 28조 6500억원(243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된다.
대형마트도 대체육 상품을 잇달아 입점하는 가운데 이마트가 지난 2일부터 ‘지구인 컴퍼니’의 식물성 고기 '언리미트 4종 세트'를 판매하기 시작해 화제가 됐다. 지구인 컴퍼니는 식물성 고기를 개발 및 판매하는 스타트업이다. 3일 기자가 언리미트 4종 세트 중 버거 패티와 슬라이스 구이용을 직접 시식했다.
먼저 버거 패티를 살펴보자. 단백질 함량은 닭다리살과 비슷한 100g당 16g 정도지만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 함량이 0%다. 비건뿐 아니라 다이어트 식단으로도 제격이다. 지방은 14g으로 돼지고기랑 비슷한 편이다. 나트륨 함량도 510mg으로 낮은 편은 아니다. 슬라이스 고기 제품 역시 전반적으로 버거 패티와 비슷하다. 다만 단백질 함량(26g)이 비교적 더 높고, 나트륨 함량(323mg)은 낮은 편이다.
본격적으로 버거 패티를 구워 보았다. 버거 패티는 분리대두단백, 볶음렌틸콩분말, 볶음병아리콩분말, 쌀가루 등으로 제조된 곡물가공품이다. 하지만 모양과 냄새 만큼은 영락없는 고기다. 특히 냄새는 육포와 비슷하다. 곡물가공품이 잘 으스러지는 질감인데 반해 언리미트 버거 패티는 일반 고기 만큼 단단하다. 한편 일반 고기를 구울 때 특유의 탄내가 나지 않아 실내요리에 간편했다.
햄버거 소스를 첨가하기 전에 패티 자체를 시식했다. 맛과 식감 모두 일반 햄버거 패티와 유사했다. 예민한 미식가가 아니라면 차이를 느끼기 어려울 정도다. 소스를 뿌리니 정말 빵집에서 사먹는 햄버거를 먹는 기분이다.
다만 대체육은 여전히 대중성이 낮아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함께 시식한 동료는 ‘실험실맛(?)’이 난다면 불편해 했다. 아마 식품연구소 비커나 계량컵에 놓인 '배양육'을 떠올린 모양이다. 배양육과 식물성 대체육 분류는 대중들에게 아직 낯선 개념이다. 제품개발과 동시에 문화적인 인식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언리미트 슬라이스 구이용 제품도 모양만 보면 돼지불백과 유사하다. 하지만 맛과 냄새는 '고기'라기 보다 수수부꾸미 혹은 군만두에 가까웠다. 식감도 고기 특유의 질겅질겅한 느낌이 아니라 쫄깃한 만두피와 흡사했다. 식물성 고기의 한계는 분명했지만 친환경 제품이란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편이다. 언리미트 식물성 고기(230g)를 한번 먹으면 30년된 소나무 1.8그루가 연간 탄소를 흡수하는 양과 같은 탄소 저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가격을 보자. 이마트몰 기준 언리미트 버거 패티(230g)은 9900원, 슬라이스 구이용 제품(230g)은 7800원이다. 국내산 삼겹살 구이용(200g) 5160원, 하림 냉장 닭가슴살(100g) 당 880원인데 비하면 비싼 편이다.
대체육은 아직 일반고기보다 고가지만 친환경과 윤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잠재성은 높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국내 채식인구는 2021년 250만명으로 2008년(15만명)보다 16배 이상 늘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체육은 이제 대중화 단계에 진입했고 상품성 개선이 빨라지고 있다"며 "유통망 확대와 더불어 수요가 많아지면 대량생산과 저가 공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3일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