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1000만 개인투자자 두고 격돌…양도소득세·공매도는 그대로
-여야 대선후보, 주식시장 공약 맞붙어 -개인투자자, 양도소득세·공매도 유지에 허탈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27일 자본시장 정책공약을 발표하며 여야 대선후보가 1천만 주식 투자자의 표를 두고 맞붙게 됐다. 이보다 앞서 공약을 발표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도 전일 직속기구를 통해 구체적인 정책안을 전달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이 가장 기대한 양도소득세(금융투자소득세)와 공매도 연기·폐지에 대한 언급이 없자 "국내증시를 떠나야 하냐"는 등의 허탈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李, "윤 후보 자본시장 견해를 밝혀라"…공매도 개선·코스피 5000p 공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공매도 차입기간 개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등의 주식시장 정책공약을 윤 후보 보다 앞서 내놓았다.
이 후보는 지난 달 자신의 SNS에 "기관 외국인과 개인투자자간 공매도 차입기간차별을 금지하겠다"며 공매도 제도개선을 약속했다. 또 최근에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MSCI 편입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를 극복, 임기 내 최대 코스피 5000p 돌파를 목표로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후보의 구두공약을 보충하기 위해 26일 후보 직속 공정시장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식시장 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내부거래 근절 △기관·외국인투자자 불공정거래 차단 △물적분할 피해방지 등으로 개인투자자 보호에 역점을 뒀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지난 11월 한 주식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윤석열 후보님은 피하지 말고 주식방송 출연 요구에 응해 1000만 주식투자자 앞에서 주식과 자본시장에 대한 견해를 밝히셔야 한다"며 윤 후보의 정책부재를 비판한 바 있다.
尹, 주식시장 정책 패키지 발표…증권거래세 폐지·개인투자자 보호 공약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2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 열고 자본시장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의 도발은 차치하더라도 국내 주식투자자가 1000만명에 이르는 가운데 관련 정책공백이 적잖은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판단이다.
이날 윤 후보는 가장 먼저 "2023년 주식양도소득세 대상이 확대되면 증권거래세는 폐지하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주식 양도소득세는 폐지하지 않되 주식 보유기간에 따른 우대세율 혜택을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주식을 매도할 때 코스피, 코스닥의 경우 각각 0.08%(농어촌특별세 포함시 0.23%), 0.23%의 증권거래세가 발생한다. 소득세법 개정에 따라 2023년부터 이 비율은 각각 0%(농어촌특별세 포함 0.15%), 0.15%로 인하될 예정이다.
윤 후보는 이외에도 "기업의 미래를 보고 투자하신 주주들을 보호하겠다"며 △공매도 서킷 브레이크 도입 △대주주 대량지분 매도제한 △물적분할 피해보완 등 개인투자자 보호책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개인 투자자, 양도소득세·공매도 유지에 허탈…"국내증시 떠나야 하나"
개인 투자자들은 두 후보가 투자자들의 최대 화두인 양도소득세를 유지한다는 점에서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한 개인투자자 모임 회원은 "두 후보에게 주식양도세 폐지나 연기를 기대했지만 결국 시행한다"며 "주식에 대한 정책은 거기서 거기"라고 비판했다.
지금까지 주식 양도소득세는 과세대상이 대주주로 한정됐으나 2023년부터는 일반 투자자도 포함되며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과세율도 기본 20%로 높게 측정되며 논란이 컸다.
또 두 후보로부터 공매도 폐지를 기대한 투자자들의 불만도 컸다. 한 개인투자자는 "두 후보 모두 공매도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없다"며 "이를 두루뭉실하게 넘어갔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투자자는 "개미가 원하는 건 양도세와 공매도 폐지"라며 "국내증시를 떠야하냐"고 토로했다.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정의정 대표는 20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매도 개혁과 개인주식 양도소득세 폐지 또는 2년 유예 등을 제안하며 "주식투자자 민심을 공약에 최대한 반영하는 후보를 공개 지지 선언할 것을 밝힌다"고 말했다.
한편 27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12월 4주차 대선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가 40.4%, 이재명 후보가 39.7%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 5.4%내로 팽팽한 접전을 보이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