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사태] 미국·EU 제재에 러시아 증시 폭락…“SWIFT 제재 촉구”
러시아, 우크라이나 군사 작전에 미국·EU 즉각 제재 응수…한국 비롯한 일본·호주 등 동맹국 동참 의지 밝혀 러시아 증시·화폐·국채 폭락
현지시각 24일 러시아가 군사 작전에 돌입하며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동맹국이 즉각 경제·금융 제재에 나섰다. 이러한 영향에 러시아 증시는 이날 하루 30% 하락하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날 우리 정부도 제재동참 의지를 밝히며 대(對)러시아 제재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 침공을 규탄하는 여러 국가의 제재발표에 우리 정부도 큰 틀의 국제적 협의 차원에서 동참의지를 밝혔다"며 “명목적으로 주민투표를 거친 크림반도 합병 때와 다르게 무력으로 주권을 침해한 일을 중대하게 보고 대응하게 됐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G7 "가혹한 결과 맞이할 것"…수출통제·은행제재 즉각 조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본토 침공에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결국 고강도 제재카드를 꺼냈다.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은 화상회의를 열고 "러시아에 혹독하고 조율된 경제·금융 제재를 부과하겠다"며 공동 제제의지를 밝혔다.
이후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통해 곧바로 회의에서 논의된 러시아 추가 제재방안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러시아 첨단기술 제품 수출 금지, 자산 1조 달러 이상 러시아 대형은행 대외거래 차단 등이다.
다만 가장 강력한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 퇴출 안은 이번 제제안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에 공화당 미치 매코넬, 짐 리치 의원 등은 SWIFT 퇴출조치를 강력 촉구하기도 했다.
미국에 이어 EU 27개국 정상도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정상회의 후 추가 제재에 합의했다. 내용은 러시아 전략물품 수출통제 등 미국과 큰 틀에서 차이가 없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회의에 앞서 "EU 내 러시아 자산 동결, 러시아 은행의 EU 금융시장 접근 차단 등을 포함한 고강도 제재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 "제재 동참할 것"…아직 구체적 계획은 없어
국내 정부도 이러한 국제적 제재 흐름에 동참할 뜻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대한민국은 이번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경제 제재를 포함한 국제 사회의 노력에 지지를 보내며 이에 동참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교부는 미국·EU에서 추진하는 대러 수출통제 등 제재에 동참할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 계획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이 가운데 국내 금융당국은 이러한 국제제재에 따른 잠재적 경제·금융 충격에 대비해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25일 금융위원회는 관련 제재로 기업 피해가 발생할 시 최대 2조원 규모의 긴급 금융지원프로그램을 가동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잇따른 제재에 러시아 금융시장 폭락…미국은 반등
잇따른 금융제재 파급효과에 러시아 금융시장은 말그대로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반면 미국 증시는 전일대비 3%대까지 회복하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24일 러시아 MOEX 지수는 하루만에 33.28%(1026.62포인트) 떨어진 2058포인트를 기록했다. MOEX 지수는 장중 최대 45% 까지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이날 미국의 제재대상에 오른 스베르뱅크, VTB뱅크는 각각 48%, 43% 폭락했다.
이날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러시아 중앙은행 매입조치로 낙폭을 줄였으나 85루블까지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러시아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12.670%로 2015년 이래 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증시는 연이은 하락세를 지나 다시 반등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28%, 1.50% 반등했으며 나스닥지수는 3.34% 올랐다.
KB증권 이은택 연구원 "과거 지정학 리스크가 증시에 미친 영향은 대부분 단기적이었다"며 "처음에는 증시가 불확실성을 반영하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실적에 미친 영향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