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해외는] 서방국들, 이제 러시아중앙은행 겨냥

- SWIFT 배제 조치 발표 후 더 강력한 목조이기 - 예상보다 긴 경제적 ‘냉전’될수도

2022-02-28     박진아 유럽 주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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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위원회(EU Commission)를 비롯한 서방세계 우방국들이 2월 26일 토요일(런던/뉴욕 현지시간) ‘선별된’ 러시아 은행들을 상대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시스템에서 배제 조치를 내릴 것이란 ‘금융 핵무기 수단'이 발표됐다.

그로부터 하루만인 이튿날 27일 일요일 오후(유럽 시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EU 집행위원장은 러시아가 국제금융계에서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도록 러시아 중앙은행를 겨냥한 초강수 조치도 추가로 고려중에 있다고 발표했다.

만일 이같은 제재가 실행될 경우, 경제선진20개국(G20) 회원국의 중앙은행을 상대로 한 역사상 전례가 없는 금융 제재의 첫 사례가 된다. 러시아 금융체제의 70%를 무력화시켜 우크라이나 침공에 필요한 자금유입을 차단한다는게 서방국들의 목표다.

빠르면 일요일 중으로(유럽/북미 시간 기준) 제재 조치가 승인될 경우, 28일 월요일부터 루블화 가치 폭락과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질 위험이 있다고 금융제재 및 심사 전문업체인 트루이스트파이낸셜(Truist Financial Corp.)의 브라이언 오툴 부사장은 독일의 유력 경제주간지 『한델스블라트』에 논평했다.

국제 금융 전문가들이 28일 월요일부터 전세계의 금융시장과 증권시장의 극심한 요동을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세르게이 알렉사셴코(Sergei Aleksashenko) 前 러시아 중앙은행의 부의장은 “월요일 긴급 상황이 벌어질 경우 러시아는 외환거래 시장을 중단시키고 러시아 환율을 소련시대처럼 일시 고정시키는 수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

모든 서방국들이 러시아를 고보안 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반기는 것은 아니다. 유로뉴스에 따르면 독일, 이탈리아, 헝거리, 키프로스는 결국 이 안을 승인했으나 부작용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지며,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최근까지 이 선택권을 채택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현재 모든 EU회원국들은 러시아산 수입 원유와 천연가스 비용을 SWIFT 결제망을 통해 지불해왔다. 그러나 EU국-러시아 간 은행 SWIFT결제망이 단절될 경우 두 블록 간 물품 무역(2020년 기준 총 1743억 유로 규모) 차질, 유럽 내 가스 및 에너지 가격 폭등, 제조업 생산라인 중단 등 막대한 경제적 위험이 뒤따를 수 있다.

과거 정치군사적 위기 시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처력 배후에는 러시아가 국제금융권에 곳곳에 축적해 온 막대한 외환자금과 금(金) 보유고가 뒷바침했다. 그 규모는 현재 대략 미화 6300억 달러(우리돈 약 754조  여 원)대에 이를 것이란게 다수 인사이더들의 추측이다.

서방국들의 대 러시아 금융제재를 두고 또 가장 안절부절 못하는 이들은 미국과 유럽의 증권투자자들이다. 포스트 코로나-19에 대한 기대를 앞두고 올 상반기 상승세에 있던 증권거래시장의 건전성을 시험하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월가 투자자들은 서방국들이 러시아에 가하기로 선언한 금융제제 조치에 대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어떤 반대수를 둘 것인가에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예컨대, 골드만삭스 투자은행은 英 비밀정보국(MI6)의 전 국장의 분석을 빌어 서방국들이 외교적 타협과 대안적 제2안을 통해 해결하기 보다는 경제금융적 제재와 고립으로 러시아를 궁지에 몰아넣는 작전을 계속할 경우 핵무기 대립이나 사이버 공격으로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EU위원회는 그에 대한 응전으로 러시아 금융, 에너지, 항공 및 교통 부문 제재와 반도체 수출, 러시아국민 해외 비자 발급 중단 조치를 내렸다. 푸틴 대통령과 주변 핵심인사들의 자산도 동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