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대상·풀무원 등 식품업계가 '베트남 사업' 속도 내는 이유는?
CJ제일제당 베트남 현지 공장 '키즈나' 설립 대상 측 "조미료 이어 제품 카테고리 확대 계획" 풀무원, 베트남 프리미엄 소비층 공략
최근 식품업계가 새로운 성장동력 확대를 위해 베트남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은 인구 1억여 명에 가까운 세계 15위 소비시장이다. 특히 경제성장이 빠른 베트남 지역을 통해 동남아 시장까지 빠르게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통계청 기준 지난해 베트남 인구는 9895만 3535명으로 세계 15위를 기록했다. 또한 베트남은 태국과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 중심에 위치한 반도국가다. 업계는 베트남의 지리적 이점을 통해 동남아부터 인도를 넘어 유럽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에 CJ제일제당, 대상, 풀무원 등 국내 주요 식품업계가 베트남 법인과 생산공장 설립에 박차를 가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CJ제일제당, '현지 생산' 통해 베트남 시장 공략
CJ제일제당은 베트남 지역에 생산공장을 세우고 동남아 지역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 롱안성 껀죽현에 키즈나 공장을 준공하고 본격적인 생산을 시작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키즈나 공장은 총 1만 500평 규모로 4층 건물, 2개 동으로 구성됐다.
CJ제일제당은 주로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키즈나 공장을 준공하면서 CJ제일제당은 베트남 현지 생산과 함께 인근지역 수출을 직접 연계한다는 계획이다. 동남아 지역을 비롯한 중국, 인도까지 인접한 베트남의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전체적인 해외사업 역량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관해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28일 “베트남은 가까운 동남아부터 멀게는 호주, 유럽연합까지 연결된 지리적 이점이 있다”면서 ”주변 지역으로부터 탄력적이고 유동적인 원자재 수급이 가능해 수출물량의 생산비 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이외에도 키즈나 공장은 2025년까지 총 1000억원 규모 추가 설비 투자를 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키즈나 공장에 적용된 스프링롤 자동화 설비를 지속 개발해 2024년까지 자동화율 100%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대상, 조미료 넘어 제품 카테고리 확대
대상은 식품업계 중에서도 가장 빨리 베트남 시장을 공략했다. 대상은 일찍이 베트남 현지에 생산공장을 설립하고 제품군을 넓혀왔다. 조미료부터 김, 떡볶이까지 다양한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최근에는 4번째 ‘하이즈엉 공장’을 준공하고 생산물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베트남 현지에 직접 생산공장을 운영하는 덕분에 일부 제품은 원가절감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관해 대상 관계자는 28일 <녹색경제신문>에 “대상은 처음 MSG 제품으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 한 이래로 조미료, 떡볶이 등 다양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현지 생산공장을 운영하다 보니 식품 카테고리 별로 다르지만 사탕수수를 원재료로 하는 조미료 등 일부 제품은 원자재 수급에 유리한 이점도 있다” 전했다.
이어서 이 관계자는 “여전히 조미료 매출이 많기는 하지만 앞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풀무원 베트남 ‘프리미엄 시장’ 공략
풀무원은 미국, 중국, 일본에 이어 베트남에 네번째 법인을 설립하고 동남아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풀무원은 프리미엄 간편식을 주력으로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섰다. 베트남 경제가 급성장중인 가운데 구매력 있는 고소득층을 저격해 단기 수익을 높인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경영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20년 베트남 중산층은 3300만명으로 지난 2014년 대비 2배 늘었고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인구 중 16%가 고소득층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풀무원은 베트남 시장에 직거래 중심 유통망을 확보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중간상을 매개하지 않는 수출경영을 통해 시장 영향력 확대와 동시에 영업마진을 제고할 수 있다.
다만 풀무원의 베트남 시장 진출이 아직 3년 차인 만큼 베트남 법인 전체 매출액은 미비한 수준(2020년 3분기 누적 기준 5161만원)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2020년, 설립 1년 만에 전분기 대비 매출이 4배 가량 증가할 정도로 잠재성은 충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풀무원은 단기적인 매출성장 보다 베트남 현지 공장 설립 등을 논의하면서 중장기적인 목표를 갖고 베트남 사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28일 “풀무원은 현재 미국, 중국, 일본 쪽 사업에 우선 집중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계획을 공개할 수 없으나 19년도 베트남 법인 설립 이후 베트남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