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차기 한은총재에 이창용 IMF 아태 국장 지명…尹 “일방적 통보” 반발
청와대, 차기 한은총재 후보에 이창용 IMF 아태담당 국장 지명 이론 및 정책능력 겸비 평가 尹 “10분 전 통보” 반발
청와대는 23일 차기 한국은행 총재로 이창용 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이 후보는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역임하는 등 경제금융 이론 및 정책 능력을 두루 겸비한 적임자로 평가받는다. 다만 후보 지명과정에서 신구권력은 또 다시 충돌하며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창용 차기총재 후보자는 오늘 한은을 통해 발표한 지명소감에서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과 경기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성장, 물가, 금융안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지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차기 한은 총재에 이창용 IMF 아태 국장 지명…"여러 면에서 출중"
청와대는 23일 한국은행 총재 후보로 이창용 현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을 지명했다. 경제·금융 이론 및 국내외 정책실무에 능통한 전문가로 차기 한국은행을 이끌 적임자라는 판단이다.
이 후보자는 1960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 로체스터대 조교수를 거쳐 2003년부터 서울대 경제학 교수로 재직했다.
이 후보자는 학계를 넘어 금융위원회, IMF 등에서 국내외 경제금융 정책을 논의 및 운영하는 주요직도 두루 맡아왔다.
2004년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자문위원, 2007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위 인수위원, 2008~2009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2011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근무했으며 2014년부터는 한국인 최초로 IMF 고위직인 아태 담당 국장을 맡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3일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금융위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거친 경제금융 전문가"라며 "국내·국제 경제 및 금융통화 이론과 정책 실무를 겸비했고 주변으로부터 신망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오는 31일을 마지막으로 지난 8년 간 한국은행을 이끈 이주열 총재는 이날 송별간담회에서 이 후보자에 대해 "학식, 정책 운영 경험, 국제 네트워크 등 여러 면에서 워낙 출중한 분"이라며 "저보다 훨씬 뛰어난 분이기 때문에 제가 지금 조언을 드릴 거는 따로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후보지명 두고 또 불거진 文-尹 갈등…"충분한 협의" vs "10분 전 통보"
다만 후보 지명과정에서 청와대와 윤석열 당선인 측의 입장이 엇갈리며 지난 갈등이 또 다시 재연된 모습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윤 당선인 측은 차기 총재지명권을 두고 지난 16일 오찬 회동을 취소하는 등 기싸움을 한 차례 벌인 바 있다.
청와대는 이번 지명과정에서 윤 당선인과의 충분한 협의를 거쳤다는 입장이나 당선인 측은 일방적인 통보를 받았다며 의견이 맞붙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인선 과정에 대해 "자세한 사항은 답하기 곤란하지만 한국은행 총재직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당선인 측의 의견을 들어 내정자를 발표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브리핑 이후 "(발표 10분 전) 이철희 정무수석이 '이창용 씨 어때요' 하니까 '좋은 분이죠'라고 한 게 끝"이라며 "추천하거나 동의하지 못하는 인사"라고 말하며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한편 이러한 과정에서 차기총재 지명이 늦춰지며 다음 달 금융통화위원회가 총재가 부재한 채 열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통상 후보가 임명되기까진 국회청문회 절차를 거치는 등 한 달 내외의 시간이 걸린다.
다만 한국은행 측은 이에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총재가 부재할 경우) 다음 금통위에서 위원 중 한 명이 의장 직무대행 역할을 맡게된다"며 "관련 실무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녹색경제신문>에 전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의장 역할이 크고 의장이 없을 때 지장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합의제 의결기관인 금통위가 자율·중립적으로 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며 "공백이 생겼다고 해서 통화정책이 멈추거나 실기하거나 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지나친 우려를 일축하기도 했다.